아이돌과 록 밴드가 공존한다···우즈가 '올라운더'로 불리는 이유(종합) [SE★현장]
솔로 가수 우즈(WOODZ)가 월드 투어 앙코르 공연을 열고 팬들을 만났다. 20대 남성 솔로 아티스트로 차근차근 입지를 다지고 있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도 리스너를 사로잡은 음악적 역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몸을 아끼지 않는 짜릿한 라이브와 역동적인 풀 밴드 사운드, 섹시부터 청량까지 폭넓게 소화하는 스펙트럼, 이에 더해 팬들을 조련하는 스킬까지. 우즈는 이번 공연으로 가히 '올라운더'라는 별칭을 굳혔다.
29일 서울 올림픽 SK핸드볼경기장에서 가수 우즈(조승연)의 월드 투어 공연 '2023 WOODZ World Tour '우리 앤드(OO-LI and)'가 개최됐다. 이번 공연은 지난 5월 서울에서 시작해 국내외 9개 도시를 거쳤던 월드 투어 '우리'의 앙코르 공연이다. 공연은 지난 5월 서울 공연에 이어 또 한 번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우리 앤드'라는 타이틀은 ‘각자의 시간을 거쳐 이 자리에 마주하게 된 우리가 더없이 소중한 이 순간을 함께 만들어보자’는 의미다.
우즈는 솔로 아티스트가 되기까지 꽤 다사다난한 여정을 거친 가수다. 지난 2014년 한·중 보이그룹 유니크(UNIQ)로 데뷔해 활동하다 2019년경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X 101' 최종 선발 그룹인 엑스원(X1)으로 데뷔했다. 그러나 그해 엑스원이 투표 조작 사건으로 해체되고, 우즈는 본격적으로 솔로로 노선을 틀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18년부터 '디프런트(DIFFERENT)', '아무 의미' 등 자작곡으로 리스너에겐 이미 정평이 나 있던 그다. 본격적으로 솔로 활동을 시작한 앨범 '웁스!(WOOPS!)', '이퀄(EQUAL)', 그리고 신보 '우리'까지 호평받았다. 기세를 몰아 우즈는 지난해 아이유가 소속된 이담엔터테인먼트의 손을 잡으며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2막을 예고했다.
자작곡을 발표하고 엑스원으로 활동하면서부터 우즈의 별명은 '올라운더'였다. 춤·노래는 물론 작곡에도 능한 덕이었다. 이날 공연에서는 '올라운더' 우즈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즈는 곡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공연의 톤앤매너를 바꿨다. '버스티드(Busted)', '하이잭(HIJACK)', '체이서(Chaser)', '후 노즈(Who Knows)', '방아쇠(Trigger)' 등 록 사운드가 강한 무대를 할 때는 마치 야외 록 페스티벌 무대처럼 자유롭게 무대를 누볐다. '필 라이크(Feel Like)', '범범(Bump Bump)', '키스 오브 파이어(Kiss of Fire)' 등에서는 댄서와 함께 아이돌 그룹만의 특색인 '칼군무'를 능숙하게 소화했다. '심연', '웨이팅(WAITING)', '러브 유어 립스(love your lies)' 등에서는 우즈만의 솔직하고도 섬세한 발라드 감성을 보여줬다. 섹시부터 청량까지, 발라드부터 록까지, 20대 남성 솔로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콘셉트를 다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록 기반의 강렬한 무대에서는 우즈의 음악적 색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첫 곡부터 '버스티드(Busted)', '하이잭(HIJACK)'으로 강렬하게 포문을 연 우즈는 "오늘은 다리가 아프도록 일으킬 예정이다. 어제보다 더 재미있게 여러분과 놀 거다"며 뜨거운 공연을 예고했다. 이어지는 '체이서', '후 노즈', '방아쇠' 등에서 그는 T자 돌출 무대를 날아갈 듯한 몸짓으로 누볐다. 자유롭고 가벼운 무빙을 하다가도 날카롭고 폭발력 있는 '샤우팅'으로 관객에게 해방감을 안겼다. 날 것의 정열을 담은 목을 긁는 듯한 발성, 가수에게는 무리가 갈 만한 발성이었음에도 그의 라이브는 앙코르곡 '레디 투 파이트(Ready to fight)'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일렉 기타·드럼·베이스·신시사이저로 이뤄진 풀 밴드 라이브 세션도 공연의 퀄리티를 높였다. 이전 월드 투어에서부터 우즈가 강조했던 특장점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우즈가 의상을 갈아입는 자투리 시간에 밴드 라이브 공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우즈는 "제 공연에서 밴드 라이브가 빠지면 섭섭하다. 정말 중요한 요소인데, 그래서 세션 멤버들이 돋보이는 구간이 있으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이 폭발력 있는 연주를 들려드리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고 밴드 세션 멤버들을 추켜세웠다.
히트곡을 비롯해 '대중픽'을 받은 곡도 공연에 등장했다. 예능 프로그램 '환승연애' OST로 대중에게 익숙한 '해가 될까', 우즈를 음악 방송 1위로 만들어 준 곡 '웨이팅(WATING)', 록 페스티벌에서 특히 사랑 받는 '난 너 없이', '배터 앤 배터(Better and better)', 빌보드가 선정한 '베스트 K-팝' 차트에 오른 '범범' 등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 월드 투어에서는 하지 않은 새로운 무대도 마련됐다. '노이드(NOID)' 편곡 버전, 미발매곡 '암네시아(AMNESIA)', '러브 유어 립스' 등이다. 특히 '암네시아'는 정식 발매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인기곡으로, 팬들은 '암네시아'를 떼창하며 우즈를 응원했다. 이에 우즈는 "빨리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웃기도 했다.
우즈 공연의 또 다른 재미는 팬덤과의 긴밀한 소통이다. 본디 X(구 트위터)를 활용해 팬들과 친구처럼 지내기로 유명한 그다. 우즈는 공연 중간중간 일부 팬이 '사랑한다'라고 외치는 사소한 멘트 하나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나도 사랑해"라고 답하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노이드' 편곡 무대를 끝낸 후엔 "좋아? 나도 좋아"라며 잔망스러운 애교를 보였다. 팬들의 앙코르 요청에도 시원시원했다. 덕분에 '방아쇠' 무대에서는 킬링 파트를 세 번이나 반복했다. 우즈는 세 번째 미니 앙코르 무대를 끝낸 후 "그만해, 아직 많이 남았단 말이야"라며 팬들에게 귀엽게 호소하기도 했다. 인기곡인 '드라우닝(Drowning)' 무대에서도 여운을 즐기는 팬들의 "앙코르" 외침에 화답해 무반주로 후렴구를 소화하기도 했다.
백미는 슬로건을 읽는 코너였다. 팬들이 스케치북 등에 문구를 써서 들어 올리면 우즈가 직접 읽어주는 방식이다. 우즈는 "우리 공연의 시그니처 코너다. 그런데 이제는 이 코너가 살짝 두려워지기 시작한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관객석을 꼼꼼히 살폈다. '넌 내 라이프 난 네 와이프', '조승연 콘서트 믿고 오십시오 I'm 신뢰예요', '상여자 특 이민 한 달 전 조승연 보러 옴' 등 온갖 '밈(meme)'이 쏟아져 나와 웃음을 안겼다. 우즈는 슬로건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팬들과 직접 소통에 나섰다. 관객석으로 훌쩍 내려간 그는 팬에게 즉석 라이브를 시키고, 팬의 요청에 따라 '우리 앤드'로 사행시 대결을 하는 등 다른 아이돌 공연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소통을 보여줬다. 이날 공연이 열린 SK핸드볼경기장은 약 5,000석 규모. 관객 한 명 한 명과 소통하기에는 규모가 크다. 더군다나 아이돌 가수는 안전 등을 이유로 관객석과 물리적으로 철저히 분리된다. 이에 비춰 보면 우즈의 공연은 관객에게 굉장히 친화적인 셈이다.
폭발적인 무대와 잔망스러운 애교에 무즈(팬덤명)은 2시간 내내 열광으로 가득 찬 함성을 보냈다. '다시 만나자 우리'라는 플래카드 이벤트를 준비한 무즈에게 우즈는 "당연히 다시 만날 수 있지"라며 "'다시 만나자'자 아니고 '영원히 만나자'가 맞지"라고 능청스럽게 말해 또 한 번 팬들을 녹였다. 우즈는 어제와 오늘 서울에서의 공연을 마치고 일본 오사카, 나고야, 요코하마, 대만 타이베이, 북미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휴스턴, 애틀랜타, 뉴욕, 태국 방콕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한동안 한국을 떠나 있게 되는 상황. 우즈는 "아프지 않고 다녀올 테니까 여러분도 건강히 있어 달라"고 당부하며 서울 공연을 매듭지었다.
허지영 기자 heol@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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