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조사 ‘음성판정’ 이선균, 정식조사 ‘핵심 쟁점은?’ 마약 투약 여부·이유·횟수·종류 [SS초점]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고고하고 꼿꼿한 인상, 때로 까칠할 정도로 당당하게 할말을 다했던 배우 이선균이다. 그랬던 그가 무려 세차례에 걸쳐 고개를 숙였다.
마약에 연루된 배우 ‘톱스타L씨’로 거론된지 9일 만인 지난 28일 이선균은 인천논현경찰서에 출석했다. 이제껏 본 적 없는 초췌한 행색에 며칠 잠을 못 잔 듯 피로감이 잔뜩 있는 수척한 얼굴이었다. 사죄드린다고 말할 때마다 90도 인사를 전했다. 가족을 언급할 땐 한숨을 내쉬고, 울컥한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선균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많은 분께 죄송하다. 무엇보다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사과드리겠다”며 “성실하게 수사에 임하겠다. 지금 이순간 너무 힘든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다시 한번 사죄드리겠다”고 말했다.
조사는 약 1시간 20분 여 만에 끝났다. 휴대전화를 제출했고, 간단한 마약 시약 조사만 이뤄졌다. 소변, 모발 채취 및 간이 시약 키트 등을 통한 검사다. 경찰에 따르면 간이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다.
경찰은 조만간 이선균을 불러 정식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사일은 확정됐지만 아직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마약 사건은 경찰이 현장을 덮친 현행범이 아니면 과학수사와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을 통해 투약 여부와 횟수, 종류를 특정한다.
지난 28일 이선균이 진행한 검사는 간이 검사로 최근 10일 내에 투약한 것이 아니면 밝혀낼 수 없다. 국립과학수사대에서 이선균에게 채취한 모발과 소변, 혈액 등을 검사한 내용을 토대로 하며, 약 한 달 정도 소요된다.
법무법인 새나 백지윤 변호사는 “과학수사대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언제 했는지 특정할 수 있다. 마치 음주운전에서 나온 수치로 몇 시간 전에 얼마나 마셨는지 특정할 수 있는 것과 같다”며 “투약 여부가 확인되면 횟수와 종류를 통해 가중 처벌 범위를 정한다. 마약범은 절대 한 번만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선균은 언론 보도 이후 단 한 번도 마약 투약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때문에 연예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유흥업소 관계자와 얽혀 있는만큼,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마약을 투약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백 변호사는 “대마는 향도 심하고, 담배처럼 태우는 형태라 모를 수가 없다. 다만 가루약 형태의 마약은 모를 수 있다. 더 강렬한 성관계를 위해 ‘흥분제’로 속이고 하는 사례는 많다. 물이나 음료에 섞어서 먹으면 모를 수 있다”며 “아무리 자신이 모르고 시작했다고 해도 감형 조건이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투약 이후 성관계를 가질 경우 당시 쾌락을 잊을 수 없어 수차례 투약하다 중독되곤 한다. 요즘에는 종류도 많고, 두 가지 이상 성분이 섞인 것도 많다. 종류가 많이 나온다고 해서 횟수가 많다고 특정할 순 없다. 종류에 따라 처벌 정도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일찍 영화와 드라마 주연에 올라선 이선균은 10여년 넘게 국내 미디어 산업에서 꾸준한 활동을 해온 배우다. 최근에 알려졌듯 드라마 회차당 출연료가 무려 2억원이다. 각종 광고비나 행사비를 생각하며 상당한 부를 축적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칸국제영화제는 물론 아카데미시상식 등에 참여하며 한국 영화의 명예를 높이기도 했다. 그런 배우가 어떻게 유흥업소를 다니고 마약에 손을 댔는지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서울북부지방검찰청 법사랑 위원실 이경아 상담사는 “물질적 풍요는 정신적 공허를 동반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었지만, 삶이 무의미해져 상대적으로 정신적 공허를 자주 느끼게 될 수있다. 개인의 스트레스와 충동에 취약할 수록, 감정에 더 휩싸이고 새로운 자극을 찾는 욕구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중에 성격적 기질이 자극 추구형이면 더욱 마약과 연루될 가능성이 크다. 위험 회피 유형은 겁이 많아서 범법을 저지르는 것에 주저하는 반면, 자극 추구 유형은 쾌락 앞에서 유혹당하기 쉽다.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대중의 관심을 즐기는 연예인들은 대체로 자극 추구 유형이 많다”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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