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서산 금동관음보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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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은 빼어난 작품이다.
불상에서 나온 문서에는 고려 충숙왕 때인 1330년 서산 부석사의 불자 30명이 복을 구하고 부모님이 부처에게 귀의하도록 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적혀있다.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청양 운장암과 양평 용문사의 금동관음상 못지않은 보물급이라고 한다.
부석사 불상이 일본으로 돌아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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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은 빼어난 작품이다. 중생에게 자비를 베푸는 관세음보살이 결가부좌한 채 허리를 곧게 편 모습을 하고 있다. 둥그스런 얼굴을 약간 앞으로 숙이고 입가에는 옅은 미소를 머금었다. 불상을 올려놓는 대좌와 얼굴을 돋보이게 하는 광배는 없지만 나머지는 거의 완벽하게 보존돼 있다.
이 불상의 가치를 더하는 것은 연대가 확실하다는 점이다. 불상에서 나온 문서에는 고려 충숙왕 때인 1330년 서산 부석사의 불자 30명이 복을 구하고 부모님이 부처에게 귀의하도록 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적혀있다. 장소와 발원자, 제작 배경이 정확하게 전하는 것이다.
높이 50.5㎝, 무게 38.6㎏의 이 불상은 고고학적 가치도 크다. 한일 양국에 전하는 고려 후기 불상은 17점으로 이중 기록이 있는 것은 2점 뿐이고, 제작 배경까지 알 수 있는 것은 이게 유일하다.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청양 운장암과 양평 용문사의 금동관음상 못지않은 보물급이라고 한다.
부석사 불상이 일본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 불상은 일본 쓰시마의 사찰 간논지(관음사)에 있던 것으로 지난 2012년 한국의 절도범들이 훔쳐서 국내로 가져온 것이다. 1심 재판부는 고려말에 왜구가 불법적으로 가져간 것으로 보아 부석사의 소유라고 판결했고, 고법에서는 간논지가 오랜 세월 평온하게 점유해왔다며 일본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도 고법의 편에 섰다.
대법원 판결을 뒤집을 수는 없지만 여간 답답한 게 아니다. 현재 일본과 미국 등 27개국에 우리 문화재 22만 9655점이 유출돼 있다. 가장 많은 나라는 일본으로 민간 소유까지 더하면 30만 점이 넘는다고 한다. 대개가 일제 강점기 때 빠져나간 것들이다.
법원의 논리라면 일본 내 우리 문화재를 환수할 길이 없다. 일본인들은 절도, 도굴 등을 통해 마구잡이로 가져갔다. 어디서 어떻게 가져갔는지 불법성을 증명할 길이 없다. 취득시효라는 것이 있어서 도굴품이나 장물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소유권을 갖게 된다.
문화재는 우리의 정신이고 역사이고, 문화이다. 앞으로 해외유출 문화재를 어떻게 환수할지 막막하고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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