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지 순례'의 주인공, 대세는 베이글
[편집자주]쌀이 주식이던 우리 식탁에 최근 몇 년 새 빵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빵은 1890년 외국 선교사들에 의해 국내에 들어온 뒤 1920년대 풍국제분 공장이 설립되면서 본격적인 빵 소비시대가 열렸다. 국내 빵 시장 규모는 연간 4조원을 넘볼 정도로 성장했다. 국내 양대 베이커리 업체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격돌하며 K-베이커리의 위상을 알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맛있는 빵집을 찾아다니는 '빵지 순례'라는 단어가 탄생할 정도로 전국 곳곳에 수준 높은 베이커리 전문점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주요 상권에 베이글 가게가 늘면서 런던 베이글 뮤지엄과 코끼리베이글 등 전문점들이 '베이글 열풍'을 이끌고 있다. 과거 봉지빵(양산빵) 유통 판매 채널 역할만 하던 편의점업계도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베이커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①'파바 vs 뚜쥬'의 빵 전쟁… 국내 벗어나 해외서 훨훨
②'빵지 순례'의 주인공, 대세는 베이글
③연세빵에 고대빵 맞불… 편의점 PB빵 전쟁
대한민국은 바야흐로 '빵 덕후'들의 전성시대다. 맛있는 빵집을 찾아다니는 '빵지 순례'란 표현이 있을 정도로 전국 곳곳에 수준 높은 베이커리 전문점들이 많아졌다. 요즘 가장 핫한 빵은 '베이글'이다.
베이글은 17세기 초 폴란드에 정착한 유대인들이 주식으로 먹던 빵이다. 유대인들이 19세기 이주하면서 정착한 미국 뉴욕과 캐나다 몬트리올 등이 베이글의 도시로 불린다. 밀가루, 물, 소금, 이스트로 만들어지는 베이글은 가운데 구멍이 뚫린 동그란 모양을 기본으로 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베이글은 최근 국내 디저트 시장에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름이 알려진 베이글 전문점은 오픈런(매장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는 것)을 각오하지 않으면 맛도 보기 힘들다. 새로운 맛도 아닌데 그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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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3번으로 대기 등록을 마치고 가게 직원에게 대기 시간을 묻자 평일인데도 최소 3시간은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오후 12시쯤 매장 내 취식 대기 등록은 이미 마감됐다. 포장 대기마저 265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라는 20대 남성에게 이곳을 찾아온 이유를 묻자 "처음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명하다기에 와봤다가 가게 분위기도 좋고 베이글도 맛있어서 대기를 걸고 여자친구와 다시 왔다"고 했다.
일본에서 왔다는 20대 여성은 "서울에서 꼭 가봐야 할 최신 유행 빵집이라고 들었다"며 "이렇게 많이 기다려야 할 줄은 몰랐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오랜 시간 기다려 맛을 본 베이글은 쫄깃하고 짭조름했다. 바질, 어니언(양파), 치즈, 블루베리 등 다양한 맛은 물론 샌드위치 메뉴도 있었다. 구매한 바질과 프레첼 버터 솔트 베이글은 '단짠단짠'(달고 짠맛)의 중독적인 맛으로 젊은 세대를 끌어모으기에 충분했다. 안국점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1600명에 달한다.
베이글의 인기에 유통 대기업들도 관심을 보였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달 13일부터 27일까지 한 고객사의 사내카페에서 '코끼리베이글'의 인기메뉴 7종을 판매했다. 판매 첫날에는 구매 대기줄이 길게 늘어지는 이어지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총 판매량은 3000여개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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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지난 8월 잠실 롯데월드몰 1층에 런던 베이글 뮤지엄을 입점시켰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에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를 유입시키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 입점 역시 이를 위함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월드몰은 지난해부터 MZ세대를 줄세우는 맛집과 감도 높은 패션 브랜드들을 대거 유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 관계자는 "이국적인 분위기와 신선하고 쫄깃한 베이글의 풍미, 매장에 들어오는 순간 느껴지는 활기참은 런던 베이글 뮤지엄의 대체불가한 강점"이라며 "정체성을 확고하게 유지하며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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