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2연패 명장' 홍명보, 울산 '최전성기' 이끌다[울산 K리그1 2연패③]

김성수 기자 2023. 10. 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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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홍명보 감독이 울산 현대 구단 최초의 K리그 2연패를 이끌며 구단 역사에 남는 사령탑이 됐다. 현재 진행형이어서 더 무서운 홍 감독과 울산의 이야기다.

ⓒ프로축구연맹

울산은 29일 오후 2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 대구FC와의 홈경기에서 후반 23분 김민혁의 결승골, 후반 44분 장시영의 추가골로 2-0 승리했다.

울산은 이 승리로 승점 70점에 올라 리그 3경기를 남기고 승점 60점의 2위 포항 스틸러스에 10점 앞서 조기 우승을 거머쥐었다. 울산은 구단 통산 4번째 K리그1 우승(1996, 2005, 2022, 2023)을 달성했으며, 구단 역사상 최초로 두 시즌 연속 리그 우승도 해냈다.

후반전 울산의 우승 불빛을 밝힌 존재는 후반 19분 교체로 들어간 미드필더 김민혁이었다. 후반 23분 아타루가 왼쪽에서 왼발로 올린 크로스가 대구 골키퍼 오승훈 위로 지나갔고, 울산 미드필더 김민혁이 이를 원바운드 헤딩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울산은 이 1-0 리드를 지키면 우승이기에 귀한 선제골이었다.

결국 경기는 후반 44분 역습 상황에서 터진 장시영의 추가골까지 더한 울산의 2-0 승리로 끝났고, 울산의 K리그1 2연패도 확정됐다.

울산 부임 첫해인 2021시즌 준우승의 아픔을 딛고 2022시즌에 임한 홍 감독은 팀의 정신력을 다잡았고, 시즌 초반 코로나19로 인한 직격탄을 맞아 선수 구성이 쉽지 않을 때에도 9경기 연속 무패와 함께 독주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었다. 울산 자체 제작 다큐멘터리에서는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과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경기 패배 후 "이게 팀이야?"라고 격노하는 홍 감독의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덕장'으로 소문난 기존의 이미지와는 또다른 모습으로 선수단 결집에 힘썼다.

홍명보 감독의 노력으로 단단해진 2022시즌의 울산은 준우승에 머물렀던 예년과 달리 2승1무1패로 라이벌 전북에 상대전적에서 앞서며 트라우마를 벗어냈고, 결국 2005시즌 이후 17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전북과의 파이널 35라운드 맞대결 전 "내가 들어오기 전에 울산과 전북의 위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면 이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췄다"고 했던 홍 감독은 경기 후 "지금까지 울산이 멘탈이 무너졌던 부분이 있었지만 그걸 버텨낸 것이 성장했다는 증거"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프로축구연맹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임한 울산의 2023시즌 행보는 더욱 압도적이었다. '현대가 라이벌' 전북이 초반 11경기서 6패를 당하며 하위권으로 떨어진 반면, 울산은 5월까지 리그 15경기를 치르는 동안 6연승을 두 번이나 달성하며 승점 38점의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울산은 당시 FC서울-제주 유나이티드-포항 스틸러스가 형성했던 승점 27점의 2위 그룹보다 무려 11점을 앞설 정도로 2022시즌보다 더한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반환점인 19라운드 기준 역대 K리그1 전반기 최다 승점 공동 1위(47점)를 기록하기도 했다.

울산은 34라운드부터 펼쳐지는 파이널 라운드(파이널A 1~6위팀 간 대결)를 앞두고 2위 포항에 9점차 추격을 받았다. 물론 울산이 파이널A 진입 전 5경기에서 1승3무1패로 주춤하긴 했지만, 포항과의 승점 차는 지난 시즌 전북과의 격차에 비하면 여유로운 수준이었다. 남은 5경기 동안 9점 차를 뒤집어야 하는 포항이 오히려 압박을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방심하지 않는 자세를 강조하며 울산 선수단과 최후의 5경기에 임했다.

포항은 28일까지 치명적인 두 번의 무승부로 선두 울산보다 한 경기 많은 35경기를 치른 채 승점 60점의 2위에 머물렀다. 이날 대구와의 맞대결 전까지 34경기를 치르고 승점 67점이었던 1위 울산이 홈에서 대구를 꺾는다면 70점이 돼 3경기를 남기고 2위 포항과 10점차를 만든다.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2년 연속 리그 우승'을 확정 짓는 것.

울산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구를 꺾으며 조기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보다 2경기를 더 앞당긴 우승. 심지어 이날 결승골을 터뜨린 선수는 홍명보 감독의 교체카드 김민혁이었다. 홍 감독은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경기에서 용병술로 매듭 지으며 명장의 감각을 증명했다.

이날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우승이라는 타이틀로 해피엔딩이 되는 것이 개인적으로 좋지만, 주인공은 선수들"이라며 "선수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남은 시즌에 임했으면 좋겠다. 팬 분들과 선수들에게 감사를 돌린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올 시즌 도중 울산과 계약을 3년 연장하며 2026년까지 호랑이 군단과 동행한다는 뜻을 밝혔다. 울산의 최고 전성기를 이끈 감독이 영광의 순간을 더욱 늘리려 한다.

ⓒ프로축구연맹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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