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활동보호 달라진 게 없다”…교사들 호소 멈추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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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도로를 메우고 2주 만에 대규모 집회에 나선 교사들은 생활 지도와 정서적 학대의 명확한 구분, 체계적인 민원 시스템 마련 등을 국회와 정부에 요구했다.
서울 양천구 한 초등학교 김아무개 교사는 "(교사의 정서적 학대를 면책하는) 아동복지법 개정 요구에 100% 동의하진 않지만, 함께 구호를 외치는 건 교사가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보호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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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위험하다]
“발표한 대책은 정말 많았는데 실제로 학교 현장에 적용 가능한 교육활동 보호 지침이 눈에 띈다거나 학부모 민원을 처리하는 방식에서 변화가 있었던 건 없습니다.”(서울 양천구 한 초등학교 교사 김아무개씨)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도로를 메우고 2주 만에 대규모 집회에 나선 교사들은 생활 지도와 정서적 학대의 명확한 구분, 체계적인 민원 시스템 마련 등을 국회와 정부에 요구했다. 서초구 한 초등학교 교사의 죽음 이후 3개월 동안 나온 정부 대책과 법 개정이 ‘선언’에만 그칠 뿐, 정작 현장에 구현되지 않는다는 호소가 이어진 셈이다.
현재까지 나온 정부 대책과 ‘교권보호 4법’은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 행위로 보지 않도록 하고, 학부모 악성 민원을 교육활동 침해 행위로 규정했다. 민원에 대한 관리자의 책무를 강화하는 내용 등도 담고 있다. 교사들은 왜 학교에서 이런 제도 변화를 체감하지 못할까?
한겨레와 통화한 현장 교사와 교원 단체는 우선 학교 현장의 여전한 혼란을 꼽았다. 윤미숙 전국초등교사노조 대변인은 “민원 응대 체계를 어떻게 정비할지 학교들이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고, 관리자들은 민원이 들어오면 ‘왜 이런 민원이 들어오게 하느냐’며 여전히 교사를 닦달하는 상황”이라며 “법만 개정됐을 뿐 학교 관리자나 학부모, 교사를 비롯해 구성원 대부분이 관련 내용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지난 25일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의 긍정적 변화로 밝힌 민원 처리 관련 내용은 악성 민원 대응과 관련해선 전체 학교 가운데 60% 이상이 통화 녹음이 가능한 전화기를 설치했고, 약 75% 학교에서 교권 보호 통화연결음을 설정하고 있다는 내용에 그친다.
제도 변화에 따른 교육 당국 차원의 지침이 없어 학교가 제도 변화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불만도 크다. 교육부 대책 등이 학교 현장에 적용하기에 모호한 형태인데다, 각 지역 교육청마저 이를 해소할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 지역 한 초등학교 심아무개 교사는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통일된 지침이 제시되지 않아, 예를 들면 수업 방해로 분리된 학생을 누가 담당할 것인지 등을 놓고 관리자(교장·교감)와 교사 사이에 갈등만 지속되고 있다”며 “선생님들이 방안을 만들어 제시했다가 관리자에게 거부당하기도 한다”고 했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교육 당국의 명확한 지침과 이를 위해 필요한 예산이나 인력 지원 없이는 현장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관련해서도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서울 양천구 한 초등학교 김아무개 교사는 “(교사의 정서적 학대를 면책하는) 아동복지법 개정 요구에 100% 동의하진 않지만, 함께 구호를 외치는 건 교사가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보호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동학대 수사 전에 거치는 아동학대사례판단위원회를 따로 교육청에 두고, 교원의 아동학대 판단에 한해선 교육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 제시되는 이유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는 “제도 변화를 구현하기 위해선 이제 교육청과 학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교육청은 학교 구성원의 책무와 역할에 대해 명확히 교통정리를 해줘야 하고, 제도가 안착되려면 학생·학부모의 이해와 공감이 필수인 만큼 학교 안에서도 구성원 간 소통 구조를 복원할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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