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채연 앨범 샀더니 CD는 없고 QR코드만 덜렁
그룹 ‘아이즈원’ 출신 가수 이채연이 지난달 낸 앨범 안에는 음반(CD)이 없습니다. 기존 CD 앨범의 4분의 1 정도 되는 크기의 종이 패키지 안에는 포토 카드 여러 장과 스티커 같은 굿즈(팬을 위한 상품)가 전부입니다. 음악은 포토 카드 뒷면에 새겨진 QR 코드를 촬영해야 들을 수 있습니다. 전용 스마트폰 앱을 갖다대면 디지털 음반이 자동으로 등록되고, 가수의 영상이나 사진도 볼 수 있습니다. 이른바 ‘대체 앨범’입니다.
K팝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에만 8000만장이 넘는 음반이 국내외에서 팔렸습니다. 하지만 CD 플레이어마저 찾기 어려운 시대다 보니 정작 플라스틱 소재 CD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3월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K팝 소비자 중 CD로 음악을 듣는 사람은 5.7%에 불과했습니다. 팬심으로 앨범은 사지만 음악은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로 듣는 식입니다.
최근 국내외 음반 시장에선 CD 대신 QR 코드나 근거리 무선 통신(NFC) 기술이 적용된 대체 앨범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QR·NFC 기반 대체 앨범을 만드는 스타트업 메이크스타는 작년에만 479억원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1000억원 달성이 무난할 전망입니다. 최근 초동 판매(음반 발매 후 1주일간 판매량)에서 CD보다 포토 카드 앨범 판매가 비중이 더 큰 가수들도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아이돌 ‘(여자)아이들’은 대체 앨범으로만 34만장을 판매했습니다.
해외에서도 한국산 대체 앨범이 큰 인기입니다. 미국 유명 힙합 가수인 스눕독과 제이슨 므라즈, 록밴드 위저 같은 가수들은 한국 스타트업 뮤즈라이브의 대체 앨범 ‘키트 앨범’으로 노래를 선보였습니다. 키트 앨범은 전 세계 200국 이상 누적 600만장 넘게 팔렸습니다. 가로·세로 각각 5㎝인 정사각형 플라스틱 케이스로 제작된 키트 앨범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1~2초 후에 앨범이 앱을 통해 스마트폰에 저장됩니다. 과연 대체 앨범이 K팝의 인기와 K스타트업의 성공, 친환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는 아주 희망적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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