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유커, 덜 오고 덜 썼다… ‘발등 찍힌’ 면세·뷰티
면세·화장품 업계에 기대했던 중국발(發) 특수는 없었다. 지난 8월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여행을 허용하면서 면세·화장품 업계의 매출 반등이 기대됐지만 신통치 않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업계에선 “실적 개선을 위한 마지막 기대가 무너졌다” “중국에 발등 찍힌 심정”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77억원으로 작년보다 71% 급감했다. 호텔·레저 사업은 선방했으나, 면세점 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 6억원 흑자에서 올해는 163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호텔신라는 중국 관광 재개에 맞춰 지난 7월 인천공항점(1·2터미널)을 개점하며 공사비와 임대료 등으로 300억원 이상을 썼다. 하지만 중국 국경절(10월 1일) 연휴 기간에도 유커(游客)가 예상만큼 한국을 찾지 않아 손해가 큰 상황이다. 최근 신라면세점 중국 고객은 여전히 코로나 이전의 3분의 1 수준이다. 3분기 실적을 아직 발표하지 않은 롯데면세점과 현대백화점 면세점도 매출이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 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한국행 단체 관광객 모집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8월 단체 여행이 허용되고 9월부터 중국 손님이 쏟아질 줄 알았으나, 여전히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는 70%도 채우기 어렵다”고 했다.
국내에 들어온 중국 관광객 씀씀이도 예전보다 크게 줄었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면세점을 싹쓸이하다시피 하던 중국인들이 요즘엔 맛집 투어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 1인당 매출이 코로나 이전보다 20% 이상 줄었다.
중국 내 경기 불황도 한국 업체들에 악재다. 지난 3분기 LG생활건강의 뷰티 부문 영업이익은 80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줄었다. 주력 해외 시장인 중국 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줄어든 게 주요 원인이 됐다. 불황에 중국 내 ‘궈차오(國潮·애국 소비)’ 열풍으로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11월 11일) 특수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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