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에 2주간 대피 촉구, 매우 긴급한 요구” 최후통첩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이 29일(현지 시각)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긴급 사안’이라며 재차 대피를 촉구했다. 사실상 가자 지구 지상군 투입에 들어간 상황에서 공격 강도를 대폭 높이기 전 최후통첩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군(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2주간 가자지구 북부와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임시로 남쪽으로 이동할 것을 요구해왔다”며 “남쪽으로 이동하는 것은 그들 개인의 안전을 위한 것이다. 오늘 우리는 이것(남쪽 대피)이 매우 긴급한 요구임을 강조한다”고 했다.
이어 하가리 소장은 “현재까지 239명의 인질 가족에게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IDF는 229명의 인질이 억류돼있다고 발표했으나 추가 조사를 통해 신원을 더 파악한 것으로 추정된다. 239명에는 하마스가 20일과 23일 두 번에 걸쳐 석방한 인질 4명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하가리는 “이스라엘군이 새로운 정보를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인질) 숫자는 최종적이지 않다. 인질들 중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있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연락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교전은 격화되고 있다.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IDF는 남부 국경에서 불과 수백 떨어진 가자지구의 한 터널 입구에서 벌어진 교전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 다수를 사살했다. 이 과정에서 박격포 여러 발이 오고 갔으며, 인근 네티브 하아사라 지역에 공습 사이렌 경보가 울렸다. IDF는 “지상군은 하마스 집결지 두 곳을 대상으로 무인기(드론) 공격을 가할 것을 공군에게 요청했다”며 “이를 통해 여럿을 사살했다”고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가족 대표단을 만나 “이스라엘은 인질 구출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하마스에 대한 압박이 클수록 (석방) 가능성도 커진다”고 했었다. 하마스를 겨냥한 공격 강화가 인질 협상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민간인 사상자 증가에 깊은 우려를 보내고 있다. 미국은 재차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으면서 이스라엘을 극도로 어렵게 하고 부담을 가중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국제인도법에 따라 테러리스트와 민간인을 구분해야 할 이스라엘의 책임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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