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성분 같은데" 먹을수도, 바를수도…이런 차이는 왜?
치료목적·효과 등에 맞게 선택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캡슐, 정제, 주사, 연고, 필름 등 의약품은 각양각색의 제형으로 나와 있다. 이러한 의약품 제형은 약물의 효과와 용량을 정확하게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30일 차바이오그룹의 커뮤니케이션 채널 '차바이오그룹 뉴스룸'에 따르면, 의약품 개발 시 제형은 치료 목적 혹은 환자 상태에 따라 효과적으로 투여하기 위해 선택된다.
제형은 의약품을 사용 목적이나 용도에 맞게 적절한 형태로 만든 것을 말한다. 제약회사들은 약물의 물리적, 화학적 특성에 따라 모양과 크기를 결정하고, 균일한 형태의 제형을 만들어 용량을 조절한다. 또 약의 흡수 시간과 속도, 부위에 맞춰 제조해 체내에 적절한 혈중농도에 도달하도록 유도한다.
의약품 제형은 약 190개의 소분류로 구분된다. 대표적으로 '정제'는 우리가 흔히 보는 알약의 형태다. 약물을 부형제와 압축해 일정한 모양으로 만든 제형이다. 일정한 크기로 제조했기 때문에 정확한 용량으로 복용할 수 있다.
정제도 종류가 다양하다. 나정은 약물을 그대로 압축한 형태를 말한다. 바로 분해돼야 하는 경우 사용한다. 필름코팅정은 나정을 고분자화합물(필름)로 코팅해 제조한 제형이다. 주로 쓴맛을 차단하기 위해 사용한다. 저작정은 씹어서 복용하는 정제로, 비타민제 등에 사용한다. 발포정은 물에 넣으면 기체가 발생하면서 빠르게 녹는 제형이다. 설하정은 혀 밑에 넣어 녹여 먹는 형태다. 장용정은 알칼리성 환경에서만 녹게 만들어 장에서 약물이 분해되도록 만든 제형이다. 트로키제는 사탕처럼 녹여서 복용하는 정제다.
정제 외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산제'(가루약)는 의약품을 분말로 만든 것으로, 빠른 흡수를 돕기 위해 만든 제형이다.
'액제'는 말 그대로 액체 형태의 의약품이다.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환자들이 쉽게 복용할 수 있다. 점성을 더한 시럽 제형도 액제의 한 종류다. 흡수가 빠르고 알약·캡슐제보다 소화 시 자극이 적다는 장점이 있어 멀미약 등에 자주 적용된다.
'캡슐제'는 의약품을 캡슐에 충전하거나 캡슐 형태로 만든 의약품을 말한다. 이 중 경질캡슐제는 가루나 과립 형태의 의약품을 캡슐에 넣어 제조한 형태다. 연질캡슐제은 액상을 캡슐 형태로 제조한 것을 말한다.
외부에서 힘을 가하면 흐르거나 변형되지만, 그대로 두면 본래의 형태를 유지하는 '반고형제'도 있다. 주로 피부나 점막 등 특정 부위에 바르는 방식으로 활용한다. 이 중 연고제는 피부나 점막에 발라 체온으로 녹여서 흡수하고, 크림제는 피부·구강점막·항문 주위에 얹듯이 도포한다. 겔제는 수용성 액상 물질 안에 크고 작은 분자들이 분산돼 젤리처럼 되는 제제를 말한다.
이외에도 근육이나 혈관에 직접 주사해 약물을 투여, 체내에 직접 작용하도록 하는 '주사제', 약물을 액화 기체나 압축 기체와 섞어 뿌리는 '에어로솔제' 등이 있다.
왜 제형을 다르게 만들까?
치료 목적에 따라 제형이 달라질 수도 있다. 피부에 생긴 상처나 염증을 치료하는 경우 전신에 작용하는 먹는 형태의 약이 아닌 필요 부위에 직접 바르는 반고형제를 사용하는 게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환자의 연령, 상태, 질환에 따라 약물을 효과적으로 투여하기 위해 제형을 선택하기도 한다. 고체를 삼키기 힘든 영유아를 위해 시럽 형태로 해열제를 만드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섭식장애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물 없이 혀에 닿기만 해도 녹는 구강용해필름(ODF)을 활용해 빠른 흡수를 돕는다.
복용 편의를 좋게 하는 데 제형을 활용하는 것도 흔한 일이다. 발기부전 치료제의 경우 정제가 먼저 나왔지만 물 없이 복용할 수 있는 필름형 제품들이 뒤이어 개발돼 다수 나와 있다. 구강용해필름은 약효성분이 소화기관을 거치지 않고 구강 점막을 통해 바로 혈액에 흡수돼 삼킴 장애가 있어도 복용이 가능하다. 치매 증상 완화제의 경우 치매 환자가 제 때 약 복용하는 게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붙이는 패치 형태로도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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