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해부] “고맙다, 풍력!”… 10년 불황 끝에 웃는 태웅

장우정 기자 2023. 10. 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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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鍛造) 업체 태웅이 전체 매출의 40%를 책임지는 풍력산업의 호황으로 올해 실적 성장세가 예상된다.

태웅 관계자는 "지난 10여년간 풍력 관련 업체들이 가격 경쟁을 벌이면서 다수 기업이 부도를 맞고 사라졌다"면서 "육상이나 소형 풍력 시장은 중국 업체가 장악하고 있어 충분한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대형 위주의 해상풍력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관련 부품을 납품하는 자유 단조업체는 국내에선 태웅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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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불황 때 해상풍력 단조서 홀로 생존
해상풍력, 연평균 32% 성장에 매출 급증
2세 경영 안갯속… 장·차남 지분 차 1%P

단조(鍛造) 업체 태웅이 전체 매출의 40%를 책임지는 풍력산업의 호황으로 올해 실적 성장세가 예상된다. 작년 3939억원이었던 매출은 올해 4795억원(한국IR협의회 전망치)으로 예상된다. 태웅 매출은 2011년(4807억원) 이후 하향 추세였으나 2021년 이후 반등하는 모습이다.

미래 실적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수주잔고 역시 2020년 저점(986억원)을 찍은 이래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기준 수주잔고는 1520억원이었다.

단조는 금속을 두들기거나 늘려서 필요한 형체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1981년 허용도 회장이 설립한 태웅은 규격이 크고 표준화되지 않은 자유단조로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해상풍력, 산업기계, 조선·선박엔진, 산업 플랜트 등이 주 수요처다.

그래픽=정서희

태웅 관계자는 “지난 10여년간 풍력 관련 업체들이 가격 경쟁을 벌이면서 다수 기업이 부도를 맞고 사라졌다”면서 “육상이나 소형 풍력 시장은 중국 업체가 장악하고 있어 충분한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대형 위주의 해상풍력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관련 부품을 납품하는 자유 단조업체는 국내에선 태웅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회사의 또 다른 핵심 경쟁력 중 하나는 단조를 위해 필요한 주 원재료인 잉곳·라운드블룸 등을 직접 만들어 쓴다는 점이다. 태웅은 2013년부터 3년간 약 4000억원을 투입해 총 생산 규모 70만톤(t)의 전기로(제강 설비)를 보유한 제강사업부를 신설했다. 2017년부터는 원재료를 자체 조달하는 일괄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풍력 산업은 최근 주목받고 있다. 2016년 파리기후협약 이후 주요국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화석연료 비중을 줄이고 풍력발전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지원을 늘리고 있다.

세계풍력위원회(GWEC)에 따르면 글로벌 풍력 신규 설치량은 지난해 78기가와트(GW)에서 2027년 157GW로 연평균 15.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해상풍력은 9GW에서 36GW로 연평균 성장률이 32%로 예상된다. 태웅은 풍력발전기 날개에서 만들어진 회전 운동에너지를 터빈에 전달하는 핵심 부품인 메인샤프트, 풍력타워(기둥) 사이사이를 연결하는 플랜지 등을 만든다.

태웅 사업장 전경. 태웅은 단조 사업 외에 여기에 들어가는 핵심 원재료인 잉곳 등을 직접 생산하고 있다. /태웅 홈페이지

해상풍력에 이어 매출 기여도가 22.7%로 높은 산업기계 부문도 2011~2012년 호황을 재현하고 있다. 태웅은 대형 기계나 중장비에 들어가는 부품(휠·베어링·유압 실린더 등)에 사용하는 단조 제품을 만들어 캐터필라, 미쓰비시, 현대로템, 효성 등에 납품하고 있다.

현재 회사는 허 회장을 장남인 허욱 사장이 보좌하는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허 사장의 경영 승계가 확실해 보이지만, 차남인 허완 태상 대표와의 지분율 차이가 약 1%포인트(P)에 불과해 ‘2세 경영’의 향방은 아직 알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허 회장의 두 아들은 태웅의 핵심 계열사 태웅에스엔티와 태상을 각각 100% 지배하고 있다. 태웅에스엔티는 태웅 제강사업부에서 나온 철강 반제품을 가공·판매하며, 태상은 태웅이 하지 않는 중소형 단조 제품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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