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분쟁의 해법, 팔레스타인 지도층 변혁의지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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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향(52)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의 신간 '최소한의 중동수업'(시공사 발행)은 복잡다단한 중동정치를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한 중동입문서다.
'중동 국가들은 모두 인권을 탄압하는 민주주의 후진 지역 아닌가'라는 편견만으로는 최근의 스펙터클한 중동 정세를 이해할 수도, 세계 시민으로서 국제정치 감각도 익힐 수 없다는 게 저자의 문제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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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향(52)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의 신간 ‘최소한의 중동수업’(시공사 발행)은 복잡다단한 중동정치를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한 중동입문서다. ‘중동 국가들은 모두 인권을 탄압하는 민주주의 후진 지역 아닌가’라는 편견만으로는 최근의 스펙터클한 중동 정세를 이해할 수도, 세계 시민으로서 국제정치 감각도 익힐 수 없다는 게 저자의 문제의식이다.
비교정치를 전공한 장 센터장은 중동지역 20개 국가의 사회·민주주의 역량을 프리덤하우스 민주주의 지수, 인간개발지수 등 다양한 분석틀을 활용해 비교분석한다. 책은 중동국가 전체를 꿰뚫을 수 있는 일종의 지도인 셈. 국가의 법 집행력과 국민 요구에 대한 사회 화답력에 따라 각 국가의 역량을 판단하고 변화 가능성을 예측한다.
저자는 1979년 이란 혁명으로부터 2011년 이집트, 리비아, 예멘 등까지 독재정권이 붕괴되는 원인을 상당한 분량을 할애해 분석했다. 국민적 저항에 직면했을 때 독재자가 정권사수의 의지를 갖고 있는지가 정권 붕괴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라는 것. 독재를 지탱해 온 엘리트들은, 독재자의 의지를 저울질하며 독재자를 지킬지 포기할지를 결정한다는 얘기다. 체제 외부환경의 변화, 국민적 저항의 조직화 정도보다 정권 몰락의 더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
독재정권 붕괴 과정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에 대해 저자는 지난 23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자본이 어떻게 이슬람 급진주의를 완화시킬지를 오랫동안 연구했는데, 아랍의 봄 사태로 모든 게 뒤죽박죽이 됐다”면서 “중동을 연구한 학자로서 아랍의 봄 당시 독재정권들 붕괴를 전혀 예측 못 한 점에 스스로 큰 충격을 받았고, 그래서 이 부분을 깊이 들여다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 정권의 급격한 몰락과정은 표면적으로 안정돼 보이는 북한 3대 세습 체제의 향방을 가늠케 해준다는 점에서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고 그는 강조한다. 장 센터장은 “표면 아래에서 들끓고 있겠지만 북한에는 여론이 부재해 그쪽 정권 엘리트들은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며 급변사태가 예고 없이 닥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김정은 정권이 붕괴할 때 '한국이라는 대안'이 있다는 메시지가 북한에 퍼지도록 하는 게 긴요한 이유다.
저자는 최근의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의 중요한 배경이 되는 2020년의 아브라함 협정을 중동국가들이 ‘민족주의의 당위에서 벗어나 역내 안정을 추구하는 돌파구’로 간주한다. 아랍국가들이 팔레스타인 정치조직(하마스와 파타)의 부정부패에 피로감을 느껴, 협정에 대해 눈에 띄는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은 점을 주목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팔레스타인 지도층 내부의 변화가 있어야 궁극적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는 게 장 센터장의 생각이다. 그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독립국가 건설의 최대 걸림돌을 이스라엘이 아닌 내부 지도층으로 본다”며 “17년째 중단된 서안의 자치정부와 가자지구의 하마스의 선거부터 이뤄져야 미래를 기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왕구 문화부장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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