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봉사단원·가족 등 올해까지 750명 초청… 코로나땐 마스크 선물

김은중 기자 2023. 10. 30.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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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동맹 70년, 번영을 위한 동맹] [15]
참전 용사에 이은 ‘한국의 報恩’
KF(한국국제교류재단)는 지난해 10월 22일부터 29일까지 과거 한국에서 근무했던 미국 평화봉사단원 및 그 가족 총 37명을 한국에 초청했다. 사진은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갖는 모습. /한국국제교류재단

“다시 방문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한국이 잊지 않고 우리까지 찾아줘서 고맙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사장 김기환)은 평화봉사단의 헌신에 사의를 표하고자 2008년부터 매년 전직 단원과 그 가족들을 초청하고 있다. 올해까지 약 750명이 초청 사업을 통해 한국을 찾아 근무지를 둘러보고 과거의 동료들과 재회했다. 6·25전쟁 참전 용사 초청에 이은 또 하나의 보은(報恩)인 셈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방한이 불발된 2020년에는 마스크 등을 미국의 단원들에게 전달해 뉴욕타임스(NYT)가 이를 다루는 등 화제가 됐다.

올해도 평화봉사단 출신 단원과 가족 40여 명이 21일부터 7박 8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1979~1981년 경남 통영의 보건소에서 일한 폴라 루이스 베를린씨도 42년 만에 ‘모자(母子) 보건’ 업무를 담당했던 이곳을 다시 찾았다. 지금은 주차장으로 변했지만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백발의 노인이 돼 베를린씨를 맞았다고 한다. 그는 “봉사단 시절을 기록한 일기와 사진을 미국에 보냈는데 화물 사고가 나서 모두 사라졌다”며 “이렇게라도 추억을 복원하게 돼 눈물이 흘렀다”고 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11월엔 KF가 미국 내 전직 봉사단원 500여 명에게 마스크 등이 포함된 ‘코로나19 생존 박스’를 전달했다. 홍삼 캔디와 은수저 등 한국을 추억할 수 있는 제품도 곁들였고 박스 위에 ‘당신의 헌신에 대한 우리의 작은 보답’이라 적었다. 1966년부터 강원 춘천에서 고등학교 영어 교사로 일한 샌드라 네이선씨는 당시 본지에 “50년 전 내 인생의 경험이 지금 나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마법 같은 경험을 했다”며 “박스를 여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고 했다.

이 같은 노력에 감동해 한국에서 활동한 전직 봉사단원들의 모임 ‘프렌즈오브코리아(FOK)’가 이번 방한을 계기로 국내 한 장애인 복지 시설을 찾아 2000달러(약 270만원)를 기부했다. FOK 부회장이자 한국인 배우자를 둔 제임스 마이어(80)씨는 “이렇게 평화봉사단을 다시 초대해주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하숙집 아주머니를 비롯한 한국인들이 단원들에게 베풀었던 따뜻한 마음을 떠올리면 우리가 봉사한 것에 비해 여전히 받은 게 너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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