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식 경쟁 치열해질수록 방긋 웃는 수혜주… 중국 리오프닝도 기회

태현지 기자 2023. 10. 30.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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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이 미래다] ㈜노바렉스
국내 최대 건강기능식품 생산 CAPA를 보유한 ㈜노바렉스 오송공장 전경.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판매액은 약 4조13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 성장하며 5년 만에 한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4년 연속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뒤 매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의견과 함께 유통 및 판매업체의 과당 경쟁이 제 살 깎아 먹기로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시장 내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건기식은 GMP(우수 식품 제조·품질관리기준) 공장을 보유한 제조업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등 제조기업 중심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므로 유통·판매업체 경쟁 심화로 인해 제조기업은 여전히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건기식 산업의 규제 완화도 OEM·ODM 업체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에서 열린 ‘HNC 2023’에 참가한 노바렉스 임직원(뒷줄 왼쪽에서 네 번째는 권수혜 상무).
맞춤형 건기식 소분·판매(개인 맞춤형) 및 융복합 건기식이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에 포함되면서 시장 성장에 더욱 탄력이 붙었다. 또한 건기식 OEM·ODM 업체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실적이 성장할 전망이다. 2020년 기준 중국 건기식 시장은 약 226억 달러(약 28조8365억 원)로 세계 2위 규모다. 수입 건기식에 우호적 리오프닝에 따른 수혜를 중국 시장에서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 속에서 건강기능식품 전문 제조기업 ㈜노바렉스의 성장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노바렉스는 해외시장 공략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올해 실적 회복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실제 4년 동안 해외 매출이 꾸준히 증가한 것은 물론 2023년 2분기 기준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 비 119% 증가했다. 2020년 90억 원 수준인 수출액은 2021년 185억 원, 2022년 333억 원으로 늘었다. 2023년 상반기 누적 해외 매출은 333억 원으로 작년 연 매출을 돌파하며 올해는 700억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노바렉스의 매출 상승세는 업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 실적을 쌓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바렉스의 글로벌 공략 구상은 더욱 탄력이 붙게 됐다.

태국에서 열린 ‘비타푸드 아시아 2023’에 참가해 바이어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 노바렉스 제공
노바렉스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영업 전문 인력 보강 및 글로벌 현장 접점을 늘리는 등 현지 시장과의 스킨십을 강화했다. 6월엔 아시아 최대 건기식 박람회 ‘HNC 2023’에 참가해 현지 대면 영업을 이어갔으며 9월에는 태국에서 열린 ‘비타푸드 아시아 2023’에 전년보다 2배의 규모로 참가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참가한 480여 개 기업 중 ‘올해의 혁신적인 부스’로 선정되며 바이어들에게 큰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급변하는 시장에 적극 대응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고위험 음주율이 증가하고 있는 시장 흐름을 반영해 약 7년의 연구개발 끝에 최근 39번째 개별인정형 원료인 ‘새싹보리추출물(Rexcliver)’이 식약처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새싹보리추출물은 알코올로 인해 증가한 산화적 스트레스로부터 간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개별인정형 원료다. 개별인정형 원료는 한 번 개발하면 6년간 원료의 제조 및 판매권을 독점 보유하기 때문에 높은 수익성과 시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노바렉스는 건기식 OEM·ODM 기업 최초로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 중 하나인 ‘융복합 건기식’ 규제 샌드박스 시범 사업 운영 대상으로 승인됐다. 또한 8월 말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약·바이오·건강기능 산업 전시회 ‘CPHI코리아’에 참가해 신제형을 최초 공개하며 바이어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노바렉스는 오송 본사와 오창 3개 공장 등 연 4000억 원 규모의 국내 최고 수준 건기식 생산능력(CAPA)과 제조 품질을 갖추고 있다. 2019년 8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6만6115㎡(약 2만 평) 부지에 3만3000㎡(1만 평) 규모로 오송 신공장을 준공했으며 2021년 4분기부터 가동이 본격화됐다. 향후 추가적인 생산 라인 증설이 필요할 경우 오송의 3만3000㎡ 부지를 활용해 새 공장 건설로 즉각 대처할 수 있다.

양적 능력은 물론 질적으로 차별화된 공장 역시 경쟁력의 원천이다. 최근 오송 공장 자동화 라인이 안정화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해 대용량 자동화 제조 공정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바렉스는 올해 4분기에도 2개 품목의 신규 개별인정형 원료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덴프스 트루바이타민I, 뉴트리원 에버콜라겐, 뉴트리원 루테인지아잔틴. 각 브랜드사 홈페이지.

“건기식은 신성장 산업”… 맞춤형 건기식 시장 준비

권석형 회장 인터뷰

권석형 회장
“1999년에 회사를 창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음을 막아야 하는 상황에 은행 문을 두드렸더니 ‘건강보조식품은 다단계 아니냐’고 하더군요. 그러나 국민소득 증가에 따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리라 전망했죠. 좋은 품질로 신뢰만 쌓는다면 앞날이 예상되니 사업이 ‘땅 짚고 헤엄치기’일 것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노바렉스 권석형 회장의 회고다. 현재 노바렉스는 국내 1위 건기식 전문 ODM·OEM 기업으로 성장했다.

업황을 묻는 질문에 권 회장은 “건기식 시장은 2004년 건기식 관련 법이 강화되는 동안 신뢰도가 올라갔다. 강한 규제는 신뢰를 낳는다. 강력한 규제로 안전성이 담보되면서 해외시장에서 K-건기식이 인정받고 있는 추세”라며 “최근 주요 기업들의 매출이 주춤한 것처럼 보이지만 홈쇼핑에 의존하던 판매 루트가 다양화되며 시장 볼륨은 실제로 전년 대비 8% 성장했다. 우리도 국내 매출은 다소 줄었지만 해외 매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권도 소득 증가와 함께 신시장으로 부상 중이다”고 말했다.

회사는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특히 개별인정형 원료에 집중했다. 야심 차게 파이프라인을 50개씩 만들어 1년에 10건의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등 연구개발에 올인했다. 권 회장은 “초기 투자했던 결과물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고 현재 노바렉스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개별인정형 원료를 가진 기업이 됐다”고 말했다.

노바렉스는 향후 시장 변화 흐름에 따라 맞춤형 건기식 소분·판매 규제 특례 시범사업 확대와 더불어 개인의 건강상태를 취합해 인공지능(AI)가 처방을 내리는 융복합 건강식품 제조·판매로 맞춤형 건기식의 신시장을 창출한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한편 권 회장은 “직원의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노바렉스도 없었을 것이다. 사람이 곧 기업이다. 우리 직원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면 좋겠다. 그런 회사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다”며 직원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경영 철학을 드러냈다.

권 회장은 경영권을 내려놓기 전까지 연 매출 5000억 원을 목표로 잡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제일기획, 한국콜마, 캡스톤파트너스 등 유수 기업들에서 경영 수업을 착실히 받은 권수혜 상무(전략기획총괄)가 향후 노바렉스를 이끌 것이며 건기식뿐만 아니라 향후 신사업 추진에도 큰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차기 경영 계획도 밝혔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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