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재벌 3세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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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중국 베이징에 주재하던 프랑스 외교관 베르나르 부르시코는 중국 경극 남성 배우인 스페이푸를 여성으로 알고 1965년 결혼한 후 국가 기밀을 유출했다.
당시 18년간 결혼 생활을 하면서 부르시코가 스페이푸를 여성으로 여겼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았다.
남 씨는 전 씨가 성전환자임을 알고도 결혼하려 했고 자신이 임신한 줄 알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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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중국 베이징에 주재하던 프랑스 외교관 베르나르 부르시코는 중국 경극 남성 배우인 스페이푸를 여성으로 알고 1965년 결혼한 후 국가 기밀을 유출했다. 부르시코는 스페이푸가 자신의 아이를 낳았다고 믿고 파리로 이주해 함께 살다가 1983년 스파이 혐의로 체포됐다. 그 후에야 자신이 부인으로 대하던 사람이 남성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충격적인 이 사건은 1980년대 말부터 연극으로, 1993년 영화 ‘M버터플라이’로 제작됐다.
당시 18년간 결혼 생활을 하면서 부르시코가 스페이푸를 여성으로 여겼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았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그런데 2008년 베이징올림픽 펜싱 은메달리스트 남현희(42) 씨와 전청조 씨 결혼 스캔들을 보면 함부로 속단해서는 안될 일이다. 전 씨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와 펜싱 대결을 해야 한다”며 남 씨가 운영하는 펜싱 학원을 지난 1월 찾았다. 이후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고 롯데타워의 고급 레지던스 시그니엘에서 함께 살았다.
남 씨와 전 씨 커플은 지난 23일 한 월간지와 인터뷰를 하며 결혼 계획을 발표했다. 남 씨가 ‘15세 연하 재벌 3세’ 남자친구와 재혼한다는 소식은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전 씨가 여자이고 사기 전력이 있다는 제보가 쏟아졌다. 처음엔 허위 사실에 강력대응하겠다던 남 씨는 연예전문지가 전 씨의 사기전과 판결문과 성별이 여성임을 보도하자 자신도 속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전 씨는 사기전과가 있는 27세 여성으로 밝혀졌다. 남 씨는 전 씨가 성전환자임을 알고도 결혼하려 했고 자신이 임신한 줄 알았다고 밝혔다. 꼬인 실타래는 수사로 풀어야 하지 싶다.
출산 경험이 있는 그가 여성인 전 씨 사이에서 임신이 가능하다고 믿은 이유는 알 수 없다. 전 씨는 자신이 파라다이스그룹 혼외자라고 사기를 쳤다. 그동안 남 씨는 3억 원대 차량, 1박에 1200만 원하는 호텔 숙박 등 전 씨의 선물을 인스타그램에 자랑했다. 이번 사건의 1차적인 책임은 국가대표 출신 유명인을 이용해 한몫 챙기려는 사기꾼에게 있다. 하지만 재벌가 며느리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가졌던 남 씨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재벌 3세 사기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낸시랭과 전준주 커플 결혼사기 사건에서도 전 씨가 파라다이스그룹 혼외자라는 거짓말을 했다. ‘범국민 남현희 구하기’ 프로젝트라 일컫을 만큼 많은 제보가 쏟아진 덕에 남 씨가 사기꾼과 결혼까지 하지 않아 다행이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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