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역수출 신화’ 켈리, 위기의 애리조나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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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총액 35만 달러(약 4억7500만 원)에 한국프로야구 SK(현 SSG)와 계약했을 때 메릴 켈리(35·애리조나)는 자신의 야구 인생이 이렇게 바뀔지 상상이나 했을까.
켈리는 29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 2차전에 선발 등판해 텍사스 타선을 7이닝 동안 3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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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 패배한 애리조나, 승패 균형
사상 첫 韓-美시리즈 승리 기록
韓서 변화구-경기운영 능력 키우고, KBO PS서 큰 경기 경험 쌓아
KBO 거친 켈리, WS 마운드 접수 KBO리그에서 보낸 4년간의 경험을 발판 삼아 애리조나 에이스로 거듭난 메릴 켈리가 29일 텍사스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애리조나는 이날 켈리의 7이닝 1실점 호투에 힘입어 9-1 대승을 거뒀다. 알링턴=AP뉴시스 |
켈리는 29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 2차전에 선발 등판해 텍사스 타선을 7이닝 동안 3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전날 1차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5-6으로 역전패했던 애리조나는 이날 9-1 대승을 거두며 1승 1패로 시리즈의 균형을 맞췄다.
KBO 거친 켈리, WS 마운드 접수 2018년 한국시리즈 3차전 투구 모습. 동아일보DB |
한국프로야구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 대부분은 MLB에서 뛰다가 기량 저하 등을 이유로 한국행을 택한다. 하지만 2010년 MLB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251순위로 지명을 받은 켈리는 한국으로 건너오기 전까지 빅리그 무대를 한 번도 밟지 못했다. 구속도 평범했고 구종도 단조로운 탓에 마이너리그 팀을 전전하며 10만 달러(약 1억3500만 원)도 되지 않는 연봉을 받았다. 27세라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한국행을 결정한 이유다.
그렇게 찾은 한국에서 그는 새롭게 태어났다. 평균 시속 140km대 중반이던 패스트볼은 140km대 후반으로 빨라졌다. 커브,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 등 다양한 변화구도 익혔다. 어지간한 공에는 배트를 휘두르지 않는 끈질긴 한국 타자들을 상대하며 경기 운영 능력도 키웠다. 켈리는 SK에서 4년 통산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우승 이듬해인 2019년 4년 최대 1450만 달러(약 200억 원)를 받는 조건으로 고향 팀 애리조나로 건너갔다. 빅리그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던 외국인 선수가 KBO리그를 거쳐 MLB에 역수출된 첫 사례였다. 켈리는 MLB 진출 첫해부터 13승(14패)을 올렸고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는 미국 대표팀에도 뽑혔다.
문제는 애리조나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적이 없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켈리 역시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야 했다. 이에 대해 켈리는 “한국은 포스트시즌마다 3만 명 정도의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채우고, 관중 절반은 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각기 다른 응원가를 부르며 응원한다”고 답했다. 한국에서 큰 경기 경험을 충분히 쌓았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이날까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며 ‘한국 유학 효과’를 증명해 보이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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