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이 지나도 잊혀서는 안 될 '소년들'[TF씨네리뷰]

박지윤 2023. 10. 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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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실화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

11월 1일 개봉하는 영화 '소년들'(감독 정지영)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완주 경찰서 강력반에 수사반장으로 부임한 황준철(설경구 분)은 진범이 따로 있다는 의문의 제보를 받고 우리슈퍼 강도치사 사건을 재수사하기 시작한다.

또한 우리슈퍼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을 연기한 김동영과 유수빈의 활약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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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삼례나라슈퍼 사건 다룬 작품…11월 1일 개봉

11월 1일 개봉하는 '소년들'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CJ ENM
[더팩트|박지윤 기자] 역시 실화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 엔딩 크레딧과 함께 가슴 한 켠의 먹먹함과 차오르는 분노도 지울 수 없다. 사회의 부조리한 이면을 낱낱이 파헤쳤던 정지영 감독의 진심과 뚝심이 빛난 '소년들'이다.

11월 1일 개봉하는 영화 '소년들'(감독 정지영)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1999년 삼례나라슈퍼 사건을 극화한 영화로, 슈퍼마켓 강도로 몰려 억울하게 옥살이했던 세 명의 소년이 겪은 실화를 다룬다.

설경구는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수사반장 황준철 역을 맡아 16년의 세월을 아우른다. /CJ ENM
완주 경찰서 강력반에 수사반장으로 부임한 황준철(설경구 분)은 진범이 따로 있다는 의문의 제보를 받고 우리슈퍼 강도치사 사건을 재수사하기 시작한다. 일사천리로 종결된 사건이었으나 황준철은 사건을 파헤치면서 수상한 지점을 발견한다.

고군분투 끝에 황준철은 진실을 찾아내고, 사건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당시 사건 담당자였던 최우성(유준상 분)의 방해로 모든 것이 수포가 되고 황준철은 좌천된다. 그리고 16년 후, 유일한 사건의 목격자이자 피해자의 가족인 윤미숙(진경 분)은 소년들의 누명을 벗기고 진범을 찾기 위해 재심 청구를 준비한다. 황준철은 경찰 내부의 압박에 맞서며 재심이 추진되도록 돕는다.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은 설경구와 연기 호흡을 맞추며 각각 긴장감을, 활력을 불어넣는다. /CJ ENM
'블랙머니' '부러진 화살' 등 여러 작품을 통해 굵직한 메시지를 전했던 정지영 감독이 1999년 삼레나라슈퍼 사건을 극화한 사건 실화극으로 돌아왔다. 정지영 감독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2000년 재수사 과정과 2016년 재심 과정을 점층적으로 배치했는데, 시간의 흐름에 따르지 않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은 극의 몰입도를 더욱 높인다.

설경구는 '공공의 적'(2002) 이후로 오랜만에 형사로 돌아왔다. 16년의 세월을 아우른 설경구는 거침없지만 어딘가 모르게 따뜻한, 현실에 발 딛고 있을 법한 형사로서 묵직하게 극을 이끈다. 허성태는 황준철의 후배 형사 박정규로, 염혜란은 황준철의 아내 김경미로 분해 극에 활력을 더한다. 두 사람은 자칫 무겁게만 흘러갈 수 있는 소재 속에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또한 우리슈퍼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을 연기한 김동영과 유수빈의 활약도 눈에 띈다. 하루아침에 살인자로 낙인찍힌 이들은 막막한 현실에 순응하다가도 클라이맥스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서인국은 재심 판결의 결정적인 키를 가진 인물로 등장해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작품은 1999년 삼례나라슈퍼 시건을 극화한 실화극으로, 슈퍼마켓 강도로 몰려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세 명의 소년이 겪은 실화를 다룬다. /CJ ENM
다만 오랜만에 악역 연기를 선보인 유준상의 활약은 아쉽다. 설경구와 대치하는 핵심 인물로 분한 그는 다소 연극적인 톤을 구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얼굴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이는 가장 중요한 법정신에서도 도드라져 관객들의 시선을 강탈한다.

이 사건으로 처벌받은 사람은 없다.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는 뒤늦게 누명을 썼던 피해자들에게 사과했지만, 경찰은 별다른 사과가 없어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정지영 감독은 우리 모두가 결말을 알고 있는 이야기를 담백하게 풀어낸다. 그렇기에 장르적 재미는 다소 떨어질 수 있으나 그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일어나서는 안 될 사건이라는 걸 다시금 각인시켜 주는 메가폰의 뚝심은 빛난다. 15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23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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