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뒤덮은 '송충이' 닮은 해충...인체 해로운데 퇴치 '골머리'

윤태인 2023. 10. 29.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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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날도 선선해서 많이들 찾는 서울 한강공원에 때아닌 해충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길고 하얀 털이 가득한 언뜻 보면 송충이와 비슷한 벌레인데요.

모습만 징그러운 게 아니라 사람에게도 해를 끼치는데, 퇴치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습니다.

윤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강공원 산책로에서 빗자루로 바닥을 쓸었더니 금세 뭔가 한가득 모입니다.

쓰레기가 아니라, 벌레들입니다.

손가락 한 마디 정도 길이에 하얀 털이 가득해 송충이를 닮았습니다.

[박현규 / 서울 망원동 : 나무에서 기어 다니는 그런 모습도 많이 봤고, 옷을 벗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송충이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거예요. 그래서 아 바깥에서 송충이를 이제 묻히고 들어왔구나….]

언뜻 송충이처럼 보이는 이 벌레가 미국흰불나방 유충입니다.

현재 한강공원에 전체적으로 퍼져 있는 상태입니다.

한가을엔 나무껍질 틈에 번데기 형태로 숨어들어 잘 보이지 않았던 이 벌레가 갑자기 늘어난 이유는 뭘까.

올해 가을 유독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다 보니, 번데기로 변해 겨울잠에 드는 대신, 더 오래 유충으로 남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전국의 평균 기온은 예년보다 2도 넘게 높았습니다.

문제는 미국흰불나방 유충이 해충으로 분류된다는 점입니다.

털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성분이 있어서 민감한 사람들은 접촉하면 피부에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게다가 나뭇잎을 갉아먹어서 농작물에도 피해를 줍니다.

[김민중 /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 : 털이나 유충이 형성한 충소에 피부가 닿을 경우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보고가…. 뽕나무나 호두나무 같은 데서 잎을 갉아먹는 피해를 줄 수가 있습니다.]

때문에 한강공원 측도 유충 퇴치 작업에 나서긴 했는데, 환경보호구역이라 살충제도 뿌리지 못해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김태정 / 망원안내센터 녹지관리과 : 한강이 수질 보존 구역이라 약을 못 치게 돼 있습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방법이 그래도 고압 살수기를 뿌리는 게 제일 낫기 때문에….]

성충의 짝짓기를 방해하는 게 친환경적인 퇴치 방법으로 제시되지만, 아직 연구 초기 단계라 당장 활용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흰불나방 유충이 내년에는 더 늘어날 거라는 전망도 나와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YTN 윤태인입니다.

촬영기자 : 신홍

그래픽 : 박유동

YTN 윤태인 (ytae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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