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이라는 성범죄자 거주 제한법...넘어야 할 산은?

송재인 2023. 10. 29.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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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법무부가 최근 조두순 같은 고위험 성범죄자가 출소한 뒤에도 국가 지정 시설에 살게 하는 '한국형 제시카법'을 입법 예고했죠.

그러나 어느 시설로 할지 추후 논의 과제로 미뤄두면서 시작부터 정치권과 공방까지 벌어졌는데요.

입법부터 시행까지, 남은 과제를 송재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집 계약이 만료된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의 이사 소식이 알려졌을 때도,

같은 달, 여성 10명을 연쇄 성폭행한 박병화가 출소 뒤 화성시 원룸에 입주했을 때도,

지역 주민들은 목소리를 높이며 공개적인 반발에 나섰습니다.

"박병화는 나가라! 나가라! 나가라!"

성범죄자의 출소 이후 거주 문제를 두고 사회적 혼란이 불거지면서, 법무부는 최근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고위험 성범죄자의 경우 출소하더라도 한동안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시설에 살게 하는 '한국형 제시카법'을 내놓은 겁니다.

법무부는 그러나, 구체적인 시설 후보군은 미리 정하면 논의 자체가 왜곡될 수 있다며 추후 협의해 정할 사항으로 남겨뒀습니다.

갈등의 핵심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빈칸으로 둔 법안이 입법 예고되면서, 정치권에서는 이런 말까지 나왔습니다.

[박용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 : 사회적 논란은 벌어지는데 장관은 총선 출마하겠다고 이렇게 몸을 빼거나 그러시지는 않겠죠.]

[한동훈 / 법무부 장관 (지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 : 총선이 많은 분에게 중요하시겠지만 모든 국민에게 그게 인생의 전부는 아니거든요. 지금으로서는 이게 최선의 방안이라는 말씀을 드린 겁니다.]

넘어야 할 산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헌법은 거주 이전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있어 당사자들이 위헌성 다툼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거주지 제한이 지난 2004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정을 받은 보호감호제의 우회 수단처럼 기능할 여지가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김대근 / 한국 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실장 : 다른 수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권 제한의 정도가 너무나 큰 거주지 제한의 방법을 쓰는 것은 최소 침해성의 관점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무부는 12월 입법예고 기간까지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국회 입법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YTN 송재인입니다.

영상편집 : 연진영

그래픽 : 우희석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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