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귀환’ 납북 피해자 김병도씨 별세… “北 가족 그리워해”

홍주형 2023. 10. 2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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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서해에서 조업 도중 납북됐다가 30년 만에 북한을 탈출한 김병도씨가 별세했다.

통제와 감시 속에 지내던 고인은 30년 만인 2003년에야 납북자 가족 단체 등의 도움으로 북한을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은 "탈북 이듬해인 2004년 북한에 두고 왔던 아내도 한국으로 올 수 있었지만 '자녀들을 두고 떠날 수 없다'면서 결국 포기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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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스무살에 서해서 납치
온갖 고초 겪고 2003년 탈북
귀환 20년 만에 뇌출혈 사망
평생 北 인권 개선에 앞장서

1973년 서해에서 조업 도중 납북됐다가 30년 만에 북한을 탈출한 김병도씨가 별세했다. 향년 70세. 고인은 탈북 후 국내의 가족과는 다시 만났으나 북한에 30년 거주하는 동안 일군 새 가족과는 끝내 재회하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납북자 가족 단체 측은 고인이 북한에 두고 온 아내와 자녀를 평생 그리워했다고 전했다.

29일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에 따르면 고인은 전날 오전 7시쯤 자택인 경남 통영 한 아파트 화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차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 등은 없다”며 고인의 사망 원인을 뇌출혈로 판단했다.
2003년 7월 납북 후 30년 만에 북한을 탈출해 한국으로 귀환한 어부 김병도씨(왼쪽)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 여성은 납북 당시 생후 100일도 안 됐던 김씨의 딸 영아씨. 세계일보 자료사진
통영이 고향인 고인은 어부였다. 스무 살이던 1973년 11월 꼬막 채취 어선을 타고 서해로 조업을 나갔다가 북한에 납치됐다. 이후 농장에서 강제노역 등을 하며 고초를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통제와 감시 속에 지내던 고인은 30년 만인 2003년에야 납북자 가족 단체 등의 도움으로 북한을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납북 당시 생후 100일도 되지 않았던 딸 등 가족과 반갑게 해후한 고인은 통영에 정착했다. 다만 북한에 거주하던 기간 결혼한 아내와 그 사이에 낳은 자녀 등 새 가족과의 생이별은 피할 수 없었다.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은 “탈북 이듬해인 2004년 북한에 두고 왔던 아내도 한국으로 올 수 있었지만 ‘자녀들을 두고 떠날 수 없다’면서 결국 포기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그러면서 “고인이 최근 건강이 나빠진 후 부쩍 자주 전화해서 매일매일 북쪽 가족이 그립다고 하소연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고인은 귀환 후 납북자 문제 실태를 국내외에 알리고 한국 정부 및 국제사회의 송환 노력을 촉구했다. 최근에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서울사무소 등을 통해 북한 내 납북자·억류자 문제에 관해 진술하는 등 북한 인권 증진 활동에 앞장섰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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