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면전 서막' 2단계 선언…이란, "레드라인 넘어" 경고

김기태 기자 2023. 10. 29. 21: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면전을 앞두고 '전쟁 2단계' 진입 선언을 하면서 가자지구 내 병력을 늘렸습니다.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이 이에 '레드라인을 넘었다'면서 본격 대응을 경고, 이란의 지원을 받는 중동 내 반서방·반이스라엘 성향 국가와 무장세력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립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28일(현지 시간) 밤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가자지구에서 시작한 지상 군사작전으로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두 번째 단계의 목표는 분명하다"며 "하마스의 통치와 군사력을 파괴하고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에 잡혀 가자지구에 억류된 200명 이상의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상 군사작전이 인질 구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작전 중에도 인질 석방을 위한 접촉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인질 구출과 하마스 와해가 절대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민간인이 위험에 처했다는 비판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범죄로 비난하는 사람들은 위선자"라고 반박하면서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도덕적인 군대"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서방과 아랍국가의 이스라엘 동맹국들은 하마스와의 전쟁을 이해하고 승리를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공격 배후에 이란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란의 지원 없이는 하마스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세부적으로 이란이 지난 7일 공격에 개입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서방을 적대시하는 '악의 축'"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현재 군이 하마스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면서 "하마스를 더 많이 압박할수록 인질들을 구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쟁을 확대하는 데는 관심이 없지만 모든 전선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에 참가한 제2야당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도 "지상 작전에 인질 구출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비하지 못한 책임을 질 것이냐는 질문에 네타냐후 총리는 "끔찍한 실패가 있었다"면서 "사태의 모든 측면에 대해 하나하나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네타냐후 총리의 가자 지상 작전 2단계 돌입 선언 속에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 작전 병력을 늘리는 한편,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긴급히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29일 오전 브리핑에서 "밤사이 가자지구 진입 병력을 늘렸다. 그들은 기존에 들어간 병력과 합류했다"고 말했습니다.

하가리 소장은 이어 "가자지구 북부에서 전투는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계획에 따라 전쟁을 진행하고 있다"며 "인질 구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를 위해 새로운 정찰대원 그룹이 선발됐다"고 부연했습니다.

또 그는 앞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재차 강조하고 "그곳에서 월요일(30일)에 이집트와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주의 노력이 확장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은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내놓았습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29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 정권의 범죄가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이것이 모두를 행동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면서 그들은 이스라엘에 전방위적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고 대립각을 끌어올렸습니다.

이에 따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시리아 정부군과 민병대, 이라크내 친이란 민변대 등 소위 '이란의 대리 세력'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을 확대하는 가운데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누적 사망자가 1천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습니다.

가자 보건부가 전날 오전에 집계한 누적 사망자는 7천703명이었습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완전히 끊겼던 가자지구의 휴대전화와 인터넷 등 통신 서비스가 이날 새벽 천천히 복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날 가자지구내 유엔 구호품 창고와 분배소 등에 수천 명의 주민들이 몰려들어 마구잡이로 생존 필수품을 가져가는 등 혼란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가자지구의 상황은 시시각각 더 절박해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는 인도적 전투 중단 대신 군사작전을 강화한 것은 유감"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앞서 인질 가족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은 인질의 귀환을 위해 가능한 모든 옵션을 동원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는 이와 관련, 억류 인질과 이스라엘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 죄수들을 교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와르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팔레스타인 저항세력이 억류 중인 모든 수감자와 이스라엘에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맞바꾸는 즉각적인 교환 협상을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카타르가 중재하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인질 석방 협상이 지상전이 격화되기 전에 비해 속도가 느려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마스는 앞서 전 수장인 칼레드 메샤알의 알아라비TV 인터뷰를 통해 억류 중인 인질을 풀어주는 대가로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6천 명의 석방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김기태 기자 KKT@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