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뒤덮은 “이스라엘, 공격 멈춰라” 휴전 촉구 목소리

노정연 기자 2023. 10. 29.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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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상전에 시위 확산
“난 유대인이다, 학살 중지하라” 28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서 한 시민이 ‘나는 유대인이다. 학살을 중지하라. 팔레스타인 해방’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미·유럽·아시아 등 반전 인파
유엔총회서도 ‘휴전안’ 채택
팔 정부 “아랍 정상회의 열자”
사우디 국방장관은 30일 방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현지시간) 하마스와의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선언하며 사실상 지상전을 개시하자 유럽과 미국, 중동, 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에 10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전날 유엔총회에서 통과된 ‘인도주의적 휴전 요구’ 결의안 투표에서 영국 정부가 이스라엘 지지 의사를 밝히며 기권표를 던진 것에 분노를 표출했다. 시위대는 총리 관저가 위치한 런던 다우닝가 인근에서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도 파리와 마르세유 등지에서 수천명이 모여 팔레스타인 지지와 휴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 당국은 이번 전쟁이 프랑스 국내 정세의 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대부분 지역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금지했으나 시위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 독일 베를린, 덴마크 코펜하겐, 이탈리아 로마, 스웨덴 스톡홀름 등 유럽 주요 도시 곳곳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펼쳐졌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미국 뉴욕에서는 시위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과 브루클린 다리가 한때 폐쇄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는 대규모 시위대가 미국 대사관 주변에 모여 반이스라엘 구호를 외쳤으며,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시위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이스라엘을 맹비난했다.

휴전을 요구하는 국제사회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엔 회원국들은 전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긴급총회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인도주의적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승인했다. 요르단이 주도한 이 결의안에는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을 위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총회에서 채택되는 결의안은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과는 달리 법적 구속력이 없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인도적 지원을 위한 즉각적인 휴전과 조건 없는 인질 석방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아랍권 국가들은 이스라엘이 국제사회 반대에도 전면전을 향해 가고 있다며 분노를 표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은 이날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에서 한 연설에서 아랍연맹에 긴급 정상회의 소집을 요구하며, 국제사회와 아랍 정상들이 ‘침략’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외교부는 “민간인들이 표적이 되지 않도록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도 “가자지구에서 군사적 긴장 고조가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이들을 더한 위험과 비인간적 환경에 노출시키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칼리드 빈살만 사우디 국방장관이 30일 미국 백악관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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