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치고 빠지기’ 대신 가자 내부에 거점… 최장 1년 ‘포위전’ 전망

이지안 2023. 10. 2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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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IDF)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한 사실상의 지상전 단계에 돌입한 가운데 이번 작전이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이어지는 '느린 전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알자지라·이코노미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부터 본격적인 지상 작전 확대에 들어간 IDF는 작전을 수행한 뒤 자국으로 복귀하는 이른바 '치고 빠지기' 공격을 펼쳤던 이전과 달리 가자지구 내부에 남아 임시 거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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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사실상 지상전 돌입
가자시티 남북부에 병력 투입
지역 에워싸 식량 고갈 등 노려
국제사회 휴전 촉구 목소리 커
전면 침공 대신 느린 전쟁 택해
안보리, 가자지구 논의 회의 소집
유엔 긴급 총회선 결의안 통과
이스라엘군(IDF)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한 사실상의 지상전 단계에 돌입한 가운데 이번 작전이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이어지는 ‘느린 전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가까운 이스라엘 남부 도시 스데로트에서 이스라엘군 주력 전차 ‘메르카바’가 28일(현지시간) 가자 쪽으로 내달리고 있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로의 지상 작전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스데로트=AF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알자지라·이코노미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부터 본격적인 지상 작전 확대에 들어간 IDF는 작전을 수행한 뒤 자국으로 복귀하는 이른바 ‘치고 빠지기’ 공격을 펼쳤던 이전과 달리 가자지구 내부에 남아 임시 거점을 마련했다. 그중 하나가 가자시티 북부의 베이트하눈이며, 가자시티 남부에 있는 부레이즈에도 병력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코노미스트는 가자시티 북쪽과 남쪽에 있는 이 거점들이 이스라엘의 지상 작전이 가자시티를 에워싸고 공격하는 ‘포위전’ 방식으로 진행될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한 전면 침공 대신 가자시티를 에워싸고 지하터널에 숨은 하마스가 연료·식량 등이 고갈되기를 기다리는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다. 영국 BBC방송도 “IDF는 가자지구를 ‘한 조각씩’(slice by slice) 저미듯이 처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8일 사실상의 지상전 개시를 선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번 작전이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전면전’, ‘침공’ 등의 표현을 피한 것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더한다.
이스라엘이 ‘느린 전쟁’을 택한 이유로는 지상전 자제를 요구해온 미국의 압박과 커지는 국제사회의 일시 휴전 목소리, 200명이 넘는 인질들의 안전 문제 등이 지적된다. 미 뉴욕타임스는 28일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제한적 지상 공격’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등의 제안과 일치한다고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30일 오후 3시(한국시간 31일 오전 4시) 회의를 열어 가자지구의 상황을 논의한다. 이스라엘이 ‘전쟁 2단계 진입’을 선언하자 아랍에미리트(UAE)가 즉시 회의 소집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27일 열린 유엔 긴급 총회에서는 요르단이 주도한 휴전 촉구 결의안이 찬성 120표·반대 14표·기권 45표로 통과됐다. 개전 초기만 해도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자위권 보장을 지지하는 측과 휴전을 촉구하는 측으로 나뉘어 이견이 팽팽했으나 이스라엘 측 공격이 점차 확대되자 ‘인도주의적 일시 휴전’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IDF는 28일 지상 작전 확대에 돌입하며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재차 남부 대피령을 내렸다.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가자지구 북부와 가자시티의 민간인들은 (가자지구를 가로지르는 해안 습지) 와디 가자 남부로 이동해 그 지역에서 식수와 음식, 의약품을 받으라”고 알렸다. 현재 와디 가자 이남 지역은 민간인 대피 구역으로 설정돼 인도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CNN은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가자지구의 통신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영어로 녹음된 (대피령) 메시지를 주민들이 제대로 전달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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