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인 동시에 참사 목격자‥"치유 과정도 외로웠다"

윤상문 2023. 10. 2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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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기자 ▶

그날의 참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참사를 그대로 지켜본 목격자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치유와 회복을 위해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윤상문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1년 전 오늘, 이주현 씨도 인파에 휩쓸려 넘어졌습니다.

[이주현/10.29 이태원 참사 생존자] "한 시간 넘게 그대로 깔려 있었던 게 확실하고, 제가 못 움직이니까 들것에 실린 채로 세계 문화 거리 위쪽에 눕혀졌고, (다시) 경찰분이 저를 업고 대로변으로 내려갔고요."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와중에도, 오히려 구조 현장의 혼란이 걱정됐습니다.

[이주현/10.29 이태원 참사 생존자 ] "홀로 눕혀져 있다가 어떤 응급대원 분이 심지어 제세동기를 붙이고 가시는 거예요. 저는 살아 있는데, (제세동기를) 돌리면 안 되는데, 저는 말할 기운도 없고 눈을 뜰 힘조차 없는 상태여서 계속 걱정이 됐죠. '나한테 붙여놓으면 또 이거 필요한 사람 못 쓸 텐데'하는 걱정도 있고."

신경이 손상되고 근육이 파열됐던 다리의 통증은 지금도 가시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치료 지원은 6개월 만에 끊겼습니다.

[이주현/10.29 이태원 참사 생존자] "의사분들이 '어차피 인과성 입증 어떻게 하느냐'면서 한두 군데 갔을 때 (소견서를) 다 거절당했으니까… 다른 걸로도 외상을 입었던 걸 수도 있는데 '어떻게 입증할래'가 되는 거예요."

아픈 몸보다,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 더 오래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주현/10.29 이태원 참사 생존자] "어떤 외국인 분의 기도 소리 같은 게 들리더라고요. 또 머리 바로 위에서 또 다른 어떤 남자가 '살려주세요'하고… 그거를 계속 듣다가 한 명씩 한 명씩 소리가 끊기는 거예요.

'생존자'로서의 일상과 치유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해온 김초롱 씨.

[김초롱/10.29 이태원 참사 생존자] "괜찮아질 만하면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고… '결국 회복이 제대로 되는 건 맞는가, 이게 지금 심리 상담과 치료가 내 망상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진짜 반복적으로 들어서…"

'거기서 살아 남았다'는 이유로 혼자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

[김초롱/10.29 이태원 참사 생존자] "같은 참사를 겪고도 사람이 느끼는 바는 정말 천차만별로 달라요. 어떤 누군가는 굉장히 힘들어하시고 두문불출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이주현/10.29 이태원 참사 생존자] "(친구들은) 문 앞에 선 채로 깔려 있다가 클럽 분들한테 구조된 케이스인데, 그 친구들은 일단 피해자로 집계조차 안 됐고. 방치되어 있는 피해자들이 너무 많아서… 그리고 이미 그 사람들은 홀로 치유하는 거에 익숙해져 있고."

참사의 후유증을 극복하려는 생존 피해자들에게도 지난 1년은 외로웠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정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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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정선우

윤상문 기자(sangmoo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38232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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