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의 부재’ 상징한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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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29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시민추모대회가 거행됐다.
유가족과 시민들(주최 쪽 추산 1만7천여명)이 광장을 메웠다.
추모대회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야당 지도부,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외면한 이날 추모대회 풍경은 이태원 참사를 빚은 '정부의 부재'를 상징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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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29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시민추모대회가 거행됐다. 유가족과 시민들(주최 쪽 추산 1만7천여명)이 광장을 메웠다. 유가족들은 “159명의 희생자들이 어떤 이유로 하늘의 별이 됐는지” 여전히 묻고 있었다. “진실이 밝혀졌을 때 비로소 모두의 생각이 모아질 것이고 유가족들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호소했다. 추모대회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야당 지도부,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참사로 5명의 자국민을 잃은 이란의 주한대사도 함께했다.
그러나 추모대회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은 보이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신 한 교회의 추도예배에 참석했다. 국가적 비극을 기억하는 범시민 행사를 외면한 채 홀로 추도 자리를 가졌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국가와 정부를 대표하는 대통령 지위의 공적 성격을 유념한다면 이런 행보를 보일 수 없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교회에서 추도사를 통해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왜 이런 말을 유가족들 앞에서는 할 수 없단 말인가. 이러니 “‘안전한 대한민국’이란 목표를 위해 앞으로도 더욱 노력할 것”이라는 말도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정부·여당은 이날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은 검은 정장과 검은 넥타이 차림으로 묵념을 했다. 그러나 이들 역시 추모대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정부·여당 고위 인사 중에선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당 지도부 일부만 참석했고 그나마 ‘개인 자격’이었다.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외면한 이날 추모대회 풍경은 이태원 참사를 빚은 ‘정부의 부재’를 상징하는 듯하다.
유가족들과 많은 시민들의 특별법 요구에 국민의힘은 “재난의 정쟁화”라며 반대해왔다. 대통령실은 추모대회를 근거도 없이 “정치집회”라고 폄훼했다. 희생자를 추모하고 진상을 밝히려는 노력이 어떻게 ‘정쟁’일 수 있나. 정부·여당의 이런 태도야말로 정부의 책임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진상 규명을 회피하는 ‘재난의 정치화’로 비칠 뿐이다. 정부·여당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일말의 진정성이라도 있다면 이제라도 특별법 제정에 협력해야 한다. 1년의 기다림도 유가족들에게는 너무나 가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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