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음주 뺑소니에 운전자 바꿔치기 30대…징역 2년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무면허로 음주운전을 하다 사람을 치고 도주한 뒤 자산의 회사 직원에게 대신 운전한 것처럼 허위 진술하도록 한 30대 여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9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5단독(문경훈 부장판사)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도주치상) 및 도로교통법(무면허·음주운전), 범인도피교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30대·여)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 대신 허위 자백을 한 B(20대·여)씨에게는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5월 17일 오전 1시 36분께 부산 남구에서 무면허,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택시를 잡기 위해 서 있던 C(50대·여)씨를 들이받은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C씨는 정강이와 종아리뼈 골절 등 전치 12주 상당의 상해를 입었다.

A씨는 또 같은날 오전 자신의 업체 사무실에서 직원 B씨에게 "뭐든 다 해줄 테니 네가 대신 운전한 것으로 해주면 안 되겠느냐. 나는 음주 교통사고 전력이 있어 이번에 실형을 선고받을지도 모른다"며 허위 진술을 종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후 B씨는 같은날 낮 12시 50분께 부산 남부경찰서를 찾아가 '자신이 A 소유의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교통사고를 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허위로 작성했다.

앞서 A씨는 2018년경 음주운전으로 1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이번 사고가 일어나기 3개월 전 음주운전을 하다 보행자를 들이받아 재판받던 중 범행을 또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A씨는 음주, 무면허 상태에서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일으켰고 중한 상해를 입은 C씨의 상태를 확인하고도 그대로 도주했다. 이후 자신의 부하 직원에게 허위 진술을 종용했다"며 "비록 C씨가 A씨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엄히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수사를 맡은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A씨의 재범 우려가 높은 점, 3회 음주운전 모두 현재 소유한 외제차를 이용한 범행인 점 등 승용차의 압수수색 필요성을 적극 소명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해당 차량을 압수했다.

남미래 기자 futur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