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선거연합정당 비판에 “누가 누구의 위성이냐” 반박

임재우 2023. 10. 2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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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9일, 정의당과 녹색당이 추진 중인 '선거연합정당'이 사실상 위성정당이라는 비판을 "누가 누구의 위성이란 말이냐"고 반박했다.

2020년 총선 당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은 각각 비례대표 후보만 낸 반면, 정의당과 녹색당의 선거연합정당은 지역구 후보까지 내기 때문에 위성정당이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이 대표가 속한 당내 정파 '인천연합' 소속 지역위원장들은 "선거연합정당 말고 대안이 있냐"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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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9일, 정의당과 녹색당이 추진 중인 ‘선거연합정당’이 사실상 위성정당이라는 비판을 “누가 누구의 위성이란 말이냐”고 반박했다. 이 대표가 구상하는 ‘혁신 재창당’의 핵심인 선거연합정당에 당내 적지 않은 의견그룹이 반발하자 정면돌파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견을 좁힐 가능성이 낮아, 내홍이 탈당 행렬이나 분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열어 “일각에선 선거연합정당이 비례위성정당이 아니냐고 비판하는데, 이는 연합정당을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두 당 협업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0년 총선 당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은 각각 비례대표 후보만 낸 반면, 정의당과 녹색당의 선거연합정당은 지역구 후보까지 내기 때문에 위성정당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총선을 위한 일회적 대응이 아니라, 이후 두 당의 연합으로 기후정치의 시너지를 만들고 보다 많은 기후시민들과 정의로운 전환을 준비해야 하는 노동세력들을 결집시키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기후위기와, 불평등, 지역소멸 문제 등을 반드시 해결코자 하는 정치세력들과 다양한 접촉을 통해 더 넓고 깊은 연대·연합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금태섭·양향자 신당도 그 대상이냐’고 기자들이 묻자 이 대표는 “(우리의) 가치 기준에 어느 정도 수준의 동의가 이뤄지는지에 대해서 더 폭넓은 접근이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이준석 신당’을 두고는 “어떤 판단이나 예단이 어렵다”고 했다. 지도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우리는 진보적 가치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이들(금태섭·양향자·이준석 등)과의 연합·연대에는 선을 긋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당내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열린 전국 지역위원장 연석회의에선 발언자 20여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선거연합정당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념을 넘어선 제3지대 창당’을 주장하는 당내 그룹 ‘세번째 권력’ 소속의 류호정 의원, ‘정의당 기반의 제3지대 확장’을 주장하는 ‘대안신당 당원모임’ 소속 배복주 전 부대표 등은 “위성정당에 반대해 온 그간 당의 행보와 역행해 명분이 없고, 녹색당과의 연합으로 (내년 총선에서 의석 확대 등) 얻을 실리도 적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반면 이 대표가 속한 당내 정파 ‘인천연합’ 소속 지역위원장들은 “선거연합정당 말고 대안이 있냐”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연합정당 추진안은 새달 5일 정의당 전국위원회에서 먼저 채택돼야 하고, 이후 11월19일 당 대회까지 통과해야 확정된다. 하지만 극명하게 갈린 당내 의견그룹들의 주장이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희박해,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정치적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 당 관계자는 “선거연합정당 추진안이 전국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면 이정미 지도부의 미래는 ‘시계 제로’ 상황이 될 거다. 반면 전국위에서 이 대표 쪽이 ‘숫자 싸움’에 승리한다면 이정미 지도부는 당대회 통과까지 밀어붙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안에선 선거연합정당 추진안이 당대회까지 통과할 경우, 반대파들이 탈당·분당을 감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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