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감싸다가 '아랍계 집토끼' 잃은 바이든..."트럼프와 뭐가 다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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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과 아랍계 미국인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다.
28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지지에 배신감을 느낀 미시간주 무슬림과 아랍계 유권자들이 내년 대선에서 그를 계속 지지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최대 무슬림 단체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가 당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 무슬림의 약 69%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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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희생 불사 이스라엘 밀착에 배신감
민주 지지층도 이탈… “제3당 이동할 수도”
무슬림과 아랍계 미국인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다.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인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희생엔 눈감고 이스라엘을 감싸는 모습에 실망해서다. “집권 당시 대놓고 이슬람을 차별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다를 게 뭐냐”고 성토할 정도다.
“팔레스타인인 죽어가는데 숫자 논쟁 집착”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밀려 고전하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2020년 대선에서 자신을 지지한 무슬림 유권자들의 이탈을 막아야 한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3일 백악관 고위당국자들은 여러 정부 부처에서 일하는 무슬림 정무직 공직자 70여 명과 접촉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가자지구 보건부가 발표하는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숫자를 믿기 어렵다고 말해 무슬림을 또다시 불편하게 만들었다. "팔레스타인인을 거짓말쟁이로 취급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고 WP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26일 무슬림 사회 지도자 5명을 불러 달랬지만 불만은 여전하다. 한 참석자는 WP에 “우리는 팔레스타인인이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지만 대통령은 숫자 논쟁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지지 철회 고민하는 경합주 미시간 무슬림
미시간주(州)는 진보와 보수 지지층 비율이 비슷해 선거에서 양당 중 어떤 정당이 우세할지 예단하기 힘든 경합주로 꼽힌다. 28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지지에 배신감을 느낀 미시간주 무슬림과 아랍계 유권자들이 내년 대선에서 그를 계속 지지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슬림은 2020년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이 미시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누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많다. 미시간 등록 유권자 820만 명 중 20만 명인 무슬림은 14만5,000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미국 최대 무슬림 단체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가 당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 무슬림의 약 69%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이로 미뤄 10만여 표가 그에게 갔고, 그는 약 15만5,000표 차이로 미시간에서 이겼다.
당시 무슬림 표심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쏠린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떨어뜨리기 위해서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이슬람 국가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에 제한을 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시간에 사는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애덤 아부살라는 NYT에 “이제는 바이든과 트럼프의 접근 방식이 구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친이스라엘 행보, 무슬림 ‘표밭’만 망가뜨릴 듯
국내 정치만 보자면 친이스라엘 행보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득이 될지 미지수다. 미국 인구 중 유대계(약 600만 명)가 무슬림(약 385만 명)보다 많고,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찍은 비율도 유대계(75%)가 무슬림(69%)보다 높다. 그러나 민족주의가 강하고 보수적인 이스라엘 유대인과 달리 유대계 미국인은 상대적으로 소수자 정체성이 짙고 진보적이다. 이스라엘 밀착이 유대계 표밭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의미다.
갤럽이 이달 2~23일 실시해 27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층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한 달 새 11%포인트 급락한 75%였다. NYT는 아랍계 지지자들의 표심이 제3당 대선 주자로도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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