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성패, 데이터에 달렸다] 초당 40만개 데이터 모아… `상생`시스템 구축

정석준 2023. 10. 29.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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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발전 ESG경영
AI 허브로 기존 플랫폼 '고도화'
예측모델 만들어 이상징후 감시
쉐어링존 통해 민간기업과 교류
중부발전 AI HUB. 정석준 기자, mp1256@
중부발전 발전소 시뮬레이터. 정석준 기자, mp1256@
스웨덴 구바버겟 풍력. <중부발전>

한국중부발전은 발전 사업에 데이터 관리를 접목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초당 40만개 데이터를 수집해 설비 고장이나 진단 정확도를 높여 경영을 돕고 이를 민간 기업들과도 공유해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김윤석 한국중부발전 기술연구원 디지털솔루션 실장은 데이터를 활용해 ESG 경영 성과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상생'을 꼽았다. 중부발전은 발전사업을 획기적으로 혁신하기 위해 발전설비 고장예측, 실시간 성능진단 및 종합 운전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최신 4IR 기술인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김 실장은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고장이나 설비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며 "초당 40만개 데이터를 수집해 국내외 발전소 전체를 진단해 ESG 경영에 기여하고 이 데이터를 중소기업들과 공유해 함께 시스템을 구축해 나간다"고 말했다.

중부발전은 올해 4월 인공지능(AI) HUB를 구축해 기존 MIRI라는 단일 플랫폼을 확장하고 고도화했다. 1세대 플랫폼은 운전정보, 조기경보, 효율감시 기능 위주였으나 이번 2세대 플랫폼은 기종지원, 위험행동 자동검출, 운전여유도 시각화, 가스터빈 출력 최적화, 소내전력 감시, 환경설비 감시 등 세분화됐다.

AI HUB는 중부발전의 국내·외 화력발전소 및 신재생 발전설비에 대한 실시간 원격 모니터링과 종합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축적되는 데이터는 데이터쉐어링존을 통해 민간기업과의 정보교류 및 신재생발전량 예측 등에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협력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중부발전이 관리하는 발전소는 국내 19호기, 해외 14호기로 총 33개다. 해외의 경우 인도네시아 수력발전, 스웨덴 풍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중심이다. AI HUB가 이들 발전소로부터 초당 약 40만개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중 유효한 데이터를 추출해 사고와 발전 효율 등 상관성을 분석하고 예측모델을 생성해 과거 패턴 대비 편차 발생 여부를 확인해 이상상태를 감시하는 방식이다.

김 실장은 "발전 설비는 기압, 습도 등에 민감한데 이를 좀 더 정확히 예측하는 정보가 있으면 발전량 예측에도 도움이 된다"며 "기상데이터도 터빈 등 효율과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부발전은 데이터 보안을 위해 디지털 트윈 방식을 운영 중이다. 발전소 운전 관련 데이터를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해 제어하고 동시에 AI HUB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달 받아 개별적으로 원격 감시 환경을 구축했다. 현장에서 업무망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으나 역구조는 막아 업무망과 제어망을 분리했다.

김 실장은 "실시간으로 각 발전소를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시행하고, 동시에 모델을 점검하면서 데이터를 통해 생산한 예측값을 실제 현장 조건과 비교해서 발전 설비 문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동으로 경보가 울리면 현장에 있는 직원에게 곧바로 문제점을 알린다"며 "예전에는 고장이 날 때까지 기다리고 정지를 하는데 지금은 초기 징후를 예측할 수 있고 정비일정 수립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데이터를 활용해 친환경 발전도 업그레이드했다. 화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연료 중 하나인 석탄은 환경성, 연소성, 경제성 등 각 석탄의 특성을 고려하고 저탄장 설비의 운전 상태, 각 발전소 특성 등을 최대한 반영해 혼합(혼탄)해서 보일러에 공급해 연소시킨다.앞서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연소 결과에 따른 운전 정보와 각 탄의 특성을 파악하고 중부발전 노하우를 접목해 AI가 혼탄 리스트업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저탄장 설비를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비상 혼탄 상황 발생시 즉각 대응 등 최적의 혼탄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연료의 연소성·경제성까지 향상시켰다. 또한, 혼탄 정보와 연소 데이터를 발전소 실시간 성능감시시스템과 연계해 빅데이터 기반 보일러 최적 효율 운전이 가능하다.

국내 발전 설비의 약 7%를 맡고 있는 중부발전이 데이터를 활용해 증대고장으로 인한 손실 예방과 전력판매액 예산은 3년간 249억원으로 추산된다. 예방 건수는 2020년 76건에서 지난해 125건으로 대폭 늘었다. 이러한 성과는 전 사업소에 직원들이 매일 운전과 정비 특이사항을 보고하고 타 발전사들과 유사한 고장사례를 소개하는 일간 레포트와 전 사업소 주요 기기 이상운전 관련 데이터 경향을 분석한 월간 레포트를 작성해온 덕이다. 이 레포트들도 데이터로 활용된다.

앞으로는 데이터를 활용해 안전 분야를 강화할 계획이다. CCTV 등에 열화상 감지를 적용해 발전설비가 고장 나기 전 온도를 확인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근무자가 회전기기 등 위험 설비 근처에 접근하면 자동으로 경보를 울리거나 안전모 미착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설비 감시를 확장할 수도 있다.

김 실장은 "데이터를 축적해 설비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사전에 신호를 캐치해서 고장이나 손실을 막고 경보화면을 통해 한눈에 파악할 수도 있다"고 자신했다.

민간 기업들도 중부발전의 데이터 관리 기술을 눈여겨 보고 있다. 중부발전은 IT업계에 데이터를 제공하고 함께 ESG 경영을 실현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중부발전의 데이터 플랫폼에 타 데이터를 접목시킬 수 있어 다른 산업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열려있다. 김 실장은 "민간에서 벤치마킹을 하러 현장에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보령=정석준기자 mp125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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