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4당 “윤 대통령이야말로 참사를 정쟁화”···이태원 참사 특별법 처리 다짐

탁지영·문광호 기자 2023. 10. 29.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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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추모 발언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 4당은 이태원 참사 1주기인 29일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해 희생자 159명을 추모하며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야 4당 대표는 추모대회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을 일제히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시민추모대회에서 “159개의 우주, 159개의 세계가 무너진 그 날로부터 1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국가는 참사 때도, 지금도 희생자와 유족들 곁에 없다”며 “그렇게 반성하지 않는 마음, 책임지지 않는 태도가 오송 참사와 해병대원 사망이라는 또 다른 비극을 낳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0·29 이후의 대한민국은 10·29 이전의 대한민국과 달라야 한다”며 “다시는 국가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국민 생명이 헛되이 희생되지 않도록, 유족들이 차가운 거리 위에서 더는 외롭게 싸우지 않도록 민주당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신속한 통과로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한겨울 얼음 속에서도 새싹은 자라난다. 아무리 지금이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가지고 함께 손잡고 앞으로 나아가자”며 “이 나라의 미래는 권력자들이 아니라 국민들께서 열어간다는 사실, 이 나라의 국민은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고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대통령이 사죄의 마음을 담아 앉아있어야 할 저 빈 의자가 너무나 가슴 시리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피해자가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할 가해자들에게 ‘제발 책임을 져 달라’고 1년이 넘게 호소하고 가해자들이 비용 문제, 행정 문제 운운하며 귀 닫는 이런 비정상의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며 “유가족의 외침에 이미 전부 규명했다는 궤변으로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리는 정부를 반드시 심판하겠다”고 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와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도 참사 1주기 당일까지 무책임한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용 상임대표는 “참사 1주기 당일까지도 대통령은 직접 사과하지 않았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의 책임’을 운운한다”며 “국가원수가, 재난의 컨트롤타워가 참사 앞에서 어떻게 국민의 한 사람이 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늘 옳다고 진정으로 생각했다면 오늘 윤 대통령은 이곳에서 참사의 유가족들과 함께 희생자들을 함께 애도하고 추도했어야 한다”고 했다.

윤 상임대표는 야당이 주도해 정치집회의 성격을 띤다며 시민추모대회에 불참한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그럼 여당이 주도하면 되지 않나”라며 “국가의 무능으로 무고한 인명이 희생된 사회적 참사를 여야 진영논리로 바라보는 윤 대통령이야말로 참사를 정쟁화하는 것 아닌가. 책임지기 싫으면 그 자리를 내려놓으라”고 말했다.

윤 상임대표는 “정권은 유한하고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며 “억울한 희생들이, 그로 인한 피눈물이 정권을 무너뜨릴 것이다. 인간적 고통에 혐오와 정쟁으로 응하는 자들을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야 4당 대표의 옷깃에는 모두 유가족들이 만든 보라색 리본이 달려 있었다. 참석자들은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제정하라!’ ‘10·29 이태원 참사 재발방지대책 마련하라!’가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과 면담했다. 국민의힘에선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했다. 시민추모대회에 불참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조화도 보내지 않았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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