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R&D 혁신, 클러스터 역할이 결정한다
첨단과학기술이 경제와 외교, 안보를 좌우하는 기술패권시대가 가속화됨에 따라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산·학·연의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연구·개발(R&D) 성과 창출과 이의 성공적인 사업화가 더욱 강조된다.
지난 8월, 우리 정부도 이러한 기술패권시대에 대응하여 2024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 결과와 정부 R&D 제도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세계 최고수준의 혁신 R&D 국가 임무 수행을 위한 필수 R&D와 고위험-고성과 첨단기술 중심의 창업과 공공기술 사업화를 집중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이번 정책 변화는 'R&D 다운 R&D'를 위해 양적 증가 중심의 R&D 시스템을 혁신·도전의 선도형 R&D 시스템으로 대전환하는 등 그 간의 정부 R&D 투자 비효율을 개선하는 새로운 변화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R&D 투자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은 나눠주기식, 관행적 R&D를 지양하고 혁신적 R&D와 이의 사업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연구개발 활동조사' 및 '공공연구기관 기술이전·사업화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공공연구기관에서 11조1186억원, 대학에서는 8조3534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기술이전을 통한 기술료 수입은 공공연구기관이 2516억원, 대학이 844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공공기술 사업화가 미흡한 요인으로는 기술이전·사업화 대상이 되는 기술 중 사업성이나 가치가 높은 기술이 부족하다는 점이 높은 비율(17.8%)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최근 5년간 특허 무효심판 청구 건의 46.8%가 무효화가 되었다는 기사(아시아경제, 2022.9.23)가 있다. 이는 연구개발성과로 특허가 등록되었으나 특허의 유효성에 문제가 발생하여 권리 주장에 어려움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는 의미이다.
이는 그동안 정부 R&D 투자가 양적으로는 지속 확대되었으나, R&D 질적 개선에는 미흡했었던 사실에서 기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 R&D 효율성을 제고하고 공공기술 사업화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필요로 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실력으로 경쟁하는 연구, 해외 선도 기관과의 협력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그동안 지속 증가해온 R&D 사업의 비효율을 과감히 걷어내고 예산과 제도를 혁신하고 구조 조정하는 것이 필수 불가결하다. R&D 혁신이라는 거대한 물줄기에서 물의 양을 늘리기보다는 물줄기의 방향을 바로잡아 새어나가는 물을 줄일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R&D 효율화 노력과 더불어 공공기술의 이전 방식(통상실시 또는 전용실시)의 자율성 강화, 미활용 특허의 처분·활용 촉진, 기술이전사업화 전담조직 역량 강화, 출연연과 연구자의 이해출동 가이드라인 마련 등 공공기술의 사업화 활성화를 위한 제도의 개선이 동반돼야만 한다.
58개의 출연연, 39개 대학이 집적화돼 있고, 정부 R&D 예산의 12.5%가 투자되고 전국 공공기술 이전의 64.1%가 발생하고 있는 연구개발특구는 첨단산업 글로벌 혁신클러스터로서 R&D 혁신의 선도 모델로 자리매김할 의무가 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연구개발특구 내 첨단산업 분야 R&D로 신기술을 창출하고 연구개발 성과를 확산하기 위해 국가전략기술과 지역특화분야에 전략적으로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첫째, 2024년부터 사업 구조개편을 통해 연구개발특구를 국가전략기술과 딥테크 분야 글로벌 사업화의 전초기지로 육성하고 지역특화산업의 창업·실증 스케일업에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둘째, 연구개발특구 내 기업친화적 신기술 실증특례 제도를 완성해 혁신클러스터로서의 육성을 위한 법·제도적 지원의 내실화를 추진 중에 있다. 마지막으로, 연구개발특구 내 역량있는 기업들이 시장에서 가능성을 검증받고, 국내외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펀드 조성을 확대하여 민간투자를 견인하도록 하겠다.
또한, 연구개발특구의 성과를 지역으로 확산하여 지역의 혁신성장을 선도하고자 한다. 연구개발특구의 혁신자원을 활용하여 지역의 과학기술 혁신역량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지역 R&D 과제를 수월성 중심으로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지역클러스터의 우수한 혁신역량과 인프라를 결합하고 연계 활용한 국가전략기술 핵심기술 분야 스케일업 지원을 2024년부터 신규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혁신과 국가경제를 선도해 온 대덕특구가 올해 50주년을 맞이했다. 중대한 변화의 시기에 혁신의 길이 일시적으로 고통스러울 수도 있으나, 산학연이 함께 힘을 합친다면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올바른 길로 연구개발특구가 앞장서서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앞으로 연구개발특구가 산학연 과학기술인들이 자유롭게 연구하고 협력하고 민간 주도의 개방형 혁신이 활발한 첨단산업 글로벌 혁신클러스터로서 대한민국 미래 50년을 이끌어 나가는 R&D 혁신의 거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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