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위험한 선택 만드는 ‘장애’ 있다고...“내 머릿 속을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사이언스라운지]
리타 골드스타인 미국 마운트시나이아이칸의대 신경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25일(현지시간) “사람이 보상을 인식하고 학습하는 방식을 관장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뉴런의 활동을 코카인이 방해한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뉴런’에 발표했다.
코카인은 코카나무의 잎으로 만든 중추신경 흥분제다. 각성도를 높여 에너지가 넘친다고 느끼게 한 후 불안이나 두려움, 분노 등의 감정을 유발한다. 코카인은 강화작용이 커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더 많은 양을 탐닉하게 된다. 추후 만성 사용자는 기분이 흥분되는 정도만 느낄 수 있게 된다.
과학자들은 코카인이 뇌의 도파민 신호전달의 여러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동물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들에서 증명해왔다. 그러나 뇌의 여러 도파민 신호전달 경로들 중 어떤 경로가 다른 경로에 비해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는 여전히 미궁이다. 단순히 더 높은 수준의 쾌감을 위해 더 많은 도파민을 필요로 하고, 이 때문에 마약 투여량이 점점 늘어난다고 보고 있다.
그러다 어느 시점 1번을 선택해도 주스가 나오지 않는다. 이 행위를 반복하다 보면 1번 물체를 봐도 도파민 뉴런이 반응하지 않는다. 도파민 뉴런의 반응이 억제되는 것이다. 사람의 뇌는 이런 보상 예측 오류 현상을 거치며 행동을 교정하는 등의 학습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이렇게 하면 좋은 것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으니 변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도록 뇌가 도파민을 조절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보상 예측 오류 현상이 나타날 때의 뇌 활동을 분석했다. 혈류와 관련된 변화를 감지해 뇌 활동을 측정하는 기술인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장치(fMRI)를 활용해 코카인 중독자와 일반 사람의 뇌 활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코카인 중독자들은 보상 예측 오류와 관련된 뇌 활동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상 예측 오류를 처리하는 뇌 영역인 복부 선조체 활동이 감소했다. 연구팀은 “보상 예측 오류를 통해 잘못된 학습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학습을 하는 것인데, 이 활동이 감소하다보니 ‘마약이 위험하니 마약 복용을 멈춰야겠다’는 학습을 하지 못하게 된다”며 “위험에 대한 판단도 무감각해져 더 위험한 선택을 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마약 중독이 일종의 장애라고 강조했다. 의지나 선택의 문제로 바라봐선 안된다는 것이다. 골드스타인 교수는 “중독의 이면에 있는 뇌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일반 대중과 중독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마약 중독과 관련된 뇌 메커니즘을 더 면밀히 살피는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마약 중독과 관련된 뇌의 비밀은 한꺼풀씩 벗겨지고 있다. 리 보 미국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 신경과학부 연구원 연구팀은 뇌 편도체를 분석해 ‘Sst+ CeA’이란 특정 신경세포(뉴런)가 마약 중독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지난 4월 공개했다.
연구팀은 뇌 편도체 속 Sst+ CeA 뉴런이 도파민 분비와 관련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Sst+ CeA 뉴런을 억제했더니 도파민 분비가 억제됐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들에선 Sst+ CeA 뉴런이 도파민 분비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 추정한 정도”라며 “이번에 정확히 관계를 밝혔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Sst+ CeA 뉴런이 외부 자극을 학습한다는 점도 밝혔다. 마약처럼 도파민 분비를 강하게 유도하는 자극을 접할 때 Sst+ CeA 뉴런이 더 강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Sst+ CeA 뉴런은 물, 음식, 설탕물 순으로 강한 발화를 보였다. 실험을 거듭할수록 설탕물에 대한 Sst+ CeA 뉴런의 발화가 더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Sst+ CeA이 어떻게 도파민 분비를 조절하는 지에 대한 직접 증거”라며 “약물 중독에 대한 미래의 치료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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