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표절' 선언...토트넘 감독, "펩 따라해서 1등 됐네? 맨시티 경기 보러 갈게"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전술을 그대로 썼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토트넘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에서 크리스털 팰리스를 2-1로 이겼다. 이로써 개막 10경기 무패(8승 2무)를 기록한 토트넘은 단독 1위를 질주했다.
좀처럼 질 것 같지 않은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후반 8분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1-0 리드를 잡았고, 후반 21분에 주장 손흥민이 추가골을 넣었다. 추가시간에 1골을 실점했음에도 여유 있게 승리를 챙겼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스카이 스포츠’와 인터뷰했다. 맨유 출신 게리 네빌과 리버풀 출신 제이미 캐러거가 마이크를 잡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질문했다. 그중 캐러거가 ‘펩 감독을 따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농담성 질문이지만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
호쾌한 답변이 나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맞다. 매주 펩 감독의 맨시티 경기를 지켜보고 그대로 따라 한다. 문제 될 거 있나? 난 그냥 펩 감독 전술을 따라 할 뿐”이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솔직한 멘트에 진행자 모두가 활짝 웃었다.
참고로 캐러거가 해당 질문을 한 이유는 따로 있다. 과거 토트넘이 맨유 상대로 2-0 승리를 거둔 날 네빌은 “요즘 감독들이 펩 감독의 전술을 모방한다. 토트넘도 그렇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발언을 기억한 캐러거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앞에서 네빌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네빌과 포스테코글루 모두 어색할 수 있었으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시원하게 맞받아치면서 다같이 웃었다.
또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제 또 맨시티 경기를 보러 가야 하니 이만 퇴근하겠다”고 농담했다. 맨시티는 토트넘 경기 이틀 후인 3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승권 라이벌팀 맨시티의 10라운드를 보며 다음 라운드를 준비할 예정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펩 감독을 따라 한다고 솔직하게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 말, 토트넘이 3라운드에서 본머스를 2-0으로 이겼을 때도 같은 말을 했다. 당시 토트넘은 본머스를 잡고 리그 2위로 올라섰다.
이날 진행자들이 승리 비결을 묻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펩 감독이 하던 대로 따라 했더니 이겼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이 전술을 제대로 써먹으려면 정말 많이 노력해야 한다. 최대한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펩 감독은 아직 맞대결을 한 적이 없다. 토트넘과 맨시티는 오는 12월 4일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14라운드를 치른다. 유독 맨시티 상대로 강했던 토트넘이 올 시즌에도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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