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시선] 의대 광풍에 흔들리는 사교육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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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초고난도 '킬러문항'을 배제하는 등 고육책을 내놓고 있지만 사교육비 경감 전망이 여전히 낙관적이지 않다.
지난 3월 공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초·중·고생의 사교육비 지출 총액은 26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같은 사교육 카르텔을 원천 차단하면서 사교육비 감축의 기대감이 커졌다.
'의대 쏠림'과 함께 사교육비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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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사교육 카르텔'에 '의대 광풍'까지 그 요인들로 손꼽히고 있다. 역대 정부들이 각종 사교육 억제정책을 펼쳤지만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윤 정부의 교육정책도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 3월 공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초·중·고생의 사교육비 지출 총액은 26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학생 수가 줄었는데도 전년 대비 10.8% 늘었다.
올 들어 윤 정부가 '사교육 카르텔' 척결에 나설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킬러문항이 많이 출제됐던 수학시험의 경우 고난도 문제가 대거 빠지면서 사교육비 절감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수학과목은 사교육비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다. 입시철만 되면 활발하게 움직이던 대형입시 학원들이 각종 설명회를 취소하면서 사교육 광풍이 크게 수그러질 것 같은 희망의 불빛이 보였다.
또한 교육부가 지난 8월 1~14일 사교육 업체와 연계된 교사 영리행위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사교육업체에 문항을 판매하고 수능·모의평가 출제에도 참여한 현직 교사가 다수 적발됐다. 교육부는 총 24명의 현직 교사에 대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공동으로 고소 및 수사 의뢰하기로 결정했다. 학원에 문항을 팔아 약 5억원의 이득을 취한 현직 교사가 있을 정도로 사교육 카르텔은 심각했다. 이 같은 사교육 카르텔을 원천 차단하면서 사교육비 감축의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대입개편안이 발표되면서 사교육 광풍이 다시 불기 시작했다.
교육부가 현재 중학교 2학년생이 입시를 치르는 오는 2028년도 대입개편안에서 고교 5등급 상대평가와 함께 수능 선택과목을 23년 만에 없애기로 결정하면서 이 같은 우려가 커졌다. 국어, 수학, 탐구 영역에서 선택과목을 폐지하고 문·이과생 모두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치르도록 하는 대입개편안이 화근이었다. 이 개편안에는 심화수학을 신설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아이들의 공부량이 급증하면서 사교육도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강남 고교와 특목고 위주의 대입개편안을 짰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의대 쏠림'과 함께 사교육비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이런 와중에 의대 정원을 최대 1000명 이상 늘리겠다는 정부의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의대 진학을 위한 조기 사교육 시장까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사교육 폭발 조짐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의대 광풍'은 로스쿨 도입 때보다 열기가 더 뜨겁다. 강남에는 초등학생을 위한 의대준비반이 벌써부터 성행할 정도다. 의사 정원 확대라는 방향은 맞지만 씁쓸한 부작용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사교육 광풍의 고리 끊기가 '뫼비우스 띠'처럼 돌고 도는 난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전국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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