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의 좌절 끝 마침내 팬들 앞에서 우승했다! 박현경 감격의 눈물 "나를 의심할 때 가장 힘들었다"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박현경(23‧한국토지신탁)이 갤러리 앞에서 마침내 우승을 차지했다.
박현경은 29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이소영(26·롯데)과 동타를 이뤄 연장 승부를 펼쳤다.
18번 홀(파4)에서 시작된 첫 연장전에서는 나란히 파를 기록하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다시 18번 홀에서 이어진 2차 연장에서 박현경이 웃었다. 박현경의 티샷 이후 세컨드 샷으로 그린에 잘 올렸지만 이소영은 티샷이 벙커로 향했고, 세컨드 샷이 헤저드에 빠지면서 사실상 박현경의 승리로 확정이 됐다. 박현경이 파로 마무리하며 우승이 확정됐다.
박현경은 이번 우승으로 지난 2021년 5월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에서 통산 3승에 성공한 이후 2년 5개월만에 통산 4승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 1억 4400만원을 보태 시즌 상금은 8억 3867만원으로 늘렸고, 상금 순위 8위에서 5위로 3계단 올라섰다.
사실 박현경에게는 준우승 징크스가 있었다. 무려 준우승만 9번을 기록했다. 우승 기회가 많았지만 좀처럼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무엇보다 관중 앞에서 우승을 해 더욱 값졌다. 앞선 3번의 우승이 모두 코로나19 팬데믹 시국에 올렸다. 대회는 열렸지만 무관중으로 진행됐었다. 간절한 관중 앞 우승이 마침내 이뤄졌다.
우승 후 박현경은 "2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정말 열심히 했고 기회가 많이 왔다고 생각했는데 기회를 못 잡아서 좌절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런데 그 시간이 실패가 아니라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했고, 이렇게 우승이라는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감격스러운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얼마나 힘들었는지 나만 알 수 있을 것 같다.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많은 분께 ‘괜찮다’, ‘내 시간이 올 거다’, ‘간절할 때는 지났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정말 간절하게 준비했고 우승을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노력했는데, 이렇게 결과가 좋아서 지난 시간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나를 의심하게 될 때가 가장 힘들었다. 특히 준우승할 때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던 박현경은 "상반기에는 조급함을 느끼면서 빨리 우승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는데, 하반기에 들어 생각을 바꿨다. 몇 년이 걸리든 끝까지 될 때까지 해보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박현경과 이소영은 약 1년 전인 지난해 8월 대유위니아 · MBN 여자오픈에서도 연장 승부를 벌인 바 있다. 당시에는 이소영이 2차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내 박현경을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1년 후인 이날에는 박현경이 웃었다.
이에 대해 박현경은 "의식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작년에는 연장까지 온 것만으로도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안주했는데, 정말 많이 후회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끝까지 물고 늘어지겠다는 생각이었다. 아버지가 1차 연장 티샷 전에 여기까지 온 것도 잘 했다는 얘기를 하셨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정말 끝까지 이 악 물고 플레이하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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