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끈지끈 두통...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원인?

김근정 2023. 10. 2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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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찾아오는 두통,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자주 두통에 시달린다면 혹시 어린 시절 트라우마와 관련된 것은 아닌지 한 번쯤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위협 트라우마 중에서도 신체적·성적 학대를 경험한 사람은 두통 발생 가능성이 60%, 박탈 트라우마의 경우 어린 시절 방임을 경험한 사람의 두통 발생 가능성이 3배 정도 컸다.

해당 연구가 두통과 트라우마 사이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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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기 트라우마 있으면 성인 두통 발생 확률 높아(연구)
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성인이 된 후 원발성 두통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갑자기 찾아오는 두통,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자주 두통에 시달린다면 혹시 어린 시절 트라우마와 관련된 것은 아닌지 한 번쯤은 생각할 필요가 있다.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HealthDay)'에 따르면 아동기 트라우마가 성인 두통 발병과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트라우마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신체적, 심리적 안정을 위협하는 충격적인 경험을 한 후 생기는 지속적인 감정 반응을 말한다. 직접적인 외상, 충격적인 사건으로는 성적 혹은 신체적 학대나 폭행, 끔찍한 차량 사고, 전쟁, 의료 사건, 사람이 죽는 장면이나 시체를 본 경험, 사랑하는 이의 갑작스러운 죽음, 화재, 가정폭력, 자연 재해 등을 꼽을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끔찍한 경험 후 PTSD 증상을 보이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 회복되는데 장시간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시달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자꾸 사건이 머릿속에 떠오른다거나 반복되는 악몽, 사건과 관련 있는 것에 대한 강렬한 신체적 혹은 감정적 반응, 우울함과 불안감, 불행하다는 생각, 사람에 대한 거리감, 집중력 저하, 분노와 공격성 증가, 수면 장애 등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꼽힌다.

연구진이 19개국 15만 4,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28건의 연구를 모아 분석한 결과 이 중 4만 8,000명이 하나 이상의 외상 사건을 경험했고, 원발성 두통 진단을 받은 사람은 2만 5,000명이었다. 둘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더니 어린 시절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사람 중 약 26%가 원발성 두통 진단을 받은 반면, 이러한 외상이 없는 참가자 중에는 단 12%만이 원발성 두통에 시달렸다. 원발성 두통은 특별한 원인 없이 두통 자체가 질환인 경우를 말하며 다른 질환으로 인한 두통은 속발성, 혹은 2차성 두통이라고 한다.

연구 저자인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소속 캐서린 크레테소울라스는 "이번 분석을 통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편두통, 긴장성 두통, 군발성 두통과 만성 혹은 중증 두통 등 성인 두통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임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심지어 외상이 많을수록 두통 발생 확률도 높아졌다. 한 가지 사건을 경험한 사람이 외상이 전혀 없는 사람에 비해 두통에 시달릴 가능성이 24% 높았고 4번 이상의 외상을 겪은 사람은 두통으로 고통 받을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았다.

트라우마 유형별로도 차이가 있었다. 신체적, 성적, 정서적 학대와 폭력 위협 목격, 가족 간의 심각한 갈등 등 '위협 트라우마'의 경우 두통이 생길 가능성이 46% 높았고 방임, 경제적 어려움, 이혼이나 별거, 부모의 사망, 정신질환, 만성병 혹은 장애, 알코올 혹은 약물 남용 가정에서의 생활 등 '박탈 트라우마'는 두통 발생 가능성을 35% 높였다. 위협 트라우마 중에서도 신체적·성적 학대를 경험한 사람은 두통 발생 가능성이 60%, 박탈 트라우마의 경우 어린 시절 방임을 경험한 사람의 두통 발생 가능성이 3배 정도 컸다.

해당 연구가 두통과 트라우마 사이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동기 트라우마가 성인 두통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요소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를 바탕으로 두통 예방 및 치료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아동기에 겪은 충격적 경험을 숨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연관성은 훨씬 클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연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신경학(Neurology)》 저널에 게재됐다.

김근정 기자 (luna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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