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6개월 동안 2등만 9번…우승 한 푼 박현경 "실패 아닌 성장의 시간"
"PGA 김주형 보며 긍정적인 마음가짐 배워…또 우승하고파"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얼마나 힘들었는 지는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마지막 우승 이후 2년 반. 준우승만 9번. 오랫동안 꼬리표로 이어졌던 '준우승 징크스'를 끊고 감격의 우승을 차지한 박현경(23·한국토지신탁)이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크게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시련의 시간은 성장의 시간이기도 했다고 했다. 박현경은 "2년반의 시간은 실패가 아니라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우승의 선물을 받게 되고 보니 지난 시간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며 방긋 웃었다.
박현경은 29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이소영(26·롯데)과 동타를 이룬 뒤 2차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박현경은 이번 우승으로 투어 통산 4승째를 기록했다. 특히 2021년 4월 KLPGA 챔피언십에서 3번째 우승을 차지한 이후 2년6개월동안 무려 9번의 준우승을 기록하며 '징크스'에 시달렸는데 이를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2020년 2승, 2021년 1승 등 앞선 세 번의 우승을 모두 '무관중 대회'에서 기록했던 박현경으로선 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달성한 첫 우승이기도 했다.
박현경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2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정말 열심히 했고 기회가 많이 왔다고 생각했는데 기회를 못 잡아서 좌절하는 시간이 많았다"면서 "나를 의심하게 될 때가 가장 힘들었다. 그래도 간절하게 준비하고 훈련한 결과가 돌아온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2년차 시즌이던 2021년 KLPGA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통산 3번째 우승을 달성할 때만 해도 박현경은 탄탄대로를 달렸다. 그 해 한국여자오픈을 포함해 3주 연속 우승, 4차례의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징크스'라기보다는 '2위'라는 좋은 성적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하지만 '우승 가뭄'은 생각보다 길어졌다. 지난해 두 차례 준우승을 추가한 데 이어 올 시즌도 전반기에만 세 번의 준우승을 기록하다보니 스스로도 조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박현경은 "상반기에는 조급함을 느끼면서 빨리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하반기에는 생각을 바꿨다. 몇 년이 걸리든 될 때까지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돌아봤다.
9월 들어선 4개 대회 연속 '톱10'에 실패하며 우승 경쟁도 멀어진 박현경은 아버지와 다시 캐디로 호흡을 맞추고, 길게 유지했던 머리카락도 자르며 마음을 새로 다잡았다.
박현경은 "스스로 독립해보겠다고 아버지에게 말했는데, 휴식기 때 생각해보니 아직 아버지에게 배울 게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자존심이 조금 상했지만 성적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아버지에게 다시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머리도 화끈하게 잘라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9월에 톱10을 한 번도 못하면서 흐름이 안 좋아져서 근심과 걱정을 날리자는 생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동하는 김주형(21·나이키골프)을 보며 긍정적인 마음을 잡기도 했다. 그야말로 안 해본 것이 없었다.
박현경은 "김주형 선수가 인터뷰에서 '기회는 다음 홀, 다음 라운드, 다음 대회에도 있다'고 얘기했다"면서 "그것을 보면서 나도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서서히 샷감이 돌아오면서 우승에 가까워졌지만,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이 쉽지는 않았다. 16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앞서갔지만 이소영에게 추격을 허용했고 결국 연장전까지 돌입해야했다.
특히 이소영에게는 지난해 8월 대유위니아·MBN 오픈에서도 연장에서 만나 패한 경험이 있었다. 또 지난해 이 대회 역시 박현경이 준우승을 한 대회였다.
박현경은 "이소영 선수와 연장을 하는 것을 의식 안 할 수는 없었다"면서 "그래도 이번엔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는 생각을 했다. 연장까지 온 것만으로 만족하는 게 아니라, 이 악물고 플레이한다는 생각으로 했다"고 말했다.
기나긴 터널을 뚫어낸 박현경은 또 다시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그는 "올 시즌 2개 대회가 남았는데 또 우승을 하고 싶다"면서 "우승이 아니더라도 지난주부터 좋았던 샷감을 유지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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