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가이' 황희찬 EPL 홈 6경기 연속골, 울브스 역사를 바꿨다

박순규 2023. 10. 2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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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뉴캐슬과 2023~2024시즌 EPL 10R 울버햄튼 홈경기, 후반 26분 2-2 동점골
리그 6호, 시즌 7호골...홈 6경기 연속골 신기록

울버햄튼의 '코리안 가이' 황희찬인 29일 뉴캐슬과 2023~2024 EPL 10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26분 2-2 동점골을 터뜨린 뒤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황희찬은 몰리뉴 홈 구장에서 6경기 연속 골을 터뜨린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울버햄튼=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황희찬이 팀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알 수 있었다. 황희찬이 활약하는 데 있어 내가 한 일은 없다. 황희찬은 열심히 뛰고 있고 공로를 인정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게리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

'코리안 가이' 황희찬(27·울버햄튼)이 물오른 득점력으로 146년 "늑대 군단' 울브스(울버햄튼 애칭)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4골1도움)로 시즌 7호골을 기록함과 동시에 홈 구장인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6경기 연속 득점 퍼레이드를 펼친 최초의 선수가 됐다. 1877년 창단한 울버햄프턴 146년 역사상 홈 6경기 연속골에 성공한 선수는 황희찬이 유일하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공격수 황희찬은 29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캐슬과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1-2로 끌려가던 후반 26분 2-2 동점 골을 터뜨렸다. 황희찬의 골은 전반 추가시간에 자신이 수비하다 내준 페널티킥 파울에 의한 실점을 만회한 것은 물론 2-2 무승부를 끌어냄으로써 울버햄프턴의 5경기 연속 무패(2승3무)행진을 이어가게 한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몰리뉴 홈구장 6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황희찬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울버햄튼=AP.뉴시스

특히 황희찬의 골은 상대 수비를 농락하는 스텝오버로 기록한 골이어서 더 빛을 발했다. 고메스가 수비 3명을 벗겨내면서 건넨 패스를 황희찬이 골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왼발로 트래핑을 하며 방향을 바꾼 뒤 왼발로 오른쪽 미세한 공간으로 골망을 흔들어 홈팬들을 열광케했다. 황희찬의 환상적 방향 전환에 상대 수비수는 그라운드에 넘어져 볼만 바라보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번 시즌 황희찬의 놀라운 변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지금까지의 골이 결코 우연이 아니없음을 입증한 것이다. 지난 2021년 울버햄튼에 입단한 황희찬은 그동안 부상에 시달리며 특별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황소'처럼 문전 대시는 잘했으나 이후 마무리에 약한 모습을 보여 늘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이번 시즌 개막과 함께 날카로운 돌파에 이은 득점력까지 보여주며 공식 11경기에서 7골을 터뜨리고 있다. EPL 10경기에서 6골(1도움)을 터뜨리며, 21-22시즌 기록한 자신의 5골 기록을 10경기 만에 이미 넘어섰다. EPL 리그 6골은 개인 득점 랭킹 공동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8골로 득점 2위에 오른 토트넘의 손흥민과 함께 한국 선수가 EPL 득점 랭킹 톱5를 차지하는 역대급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2023~2024 EPL 득점 랭킹. 손흥민과 황희찬이 나란히 톱5에 자리하고 있다./EPL

특히 지난 시즌 최종전부터 시작해 홈에서 6경기 연속 득점 퍼레이드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구단 최초의 기록이기도 하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던 37라운드 에버튼을 상대로 득점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홈 5경기 모두 골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진 홈 6경기 연속 득점은 1877년 창단한 울버햄튼 최초의 대기록이다.

황희찬은 강팀과 약팀 가리지 않는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골을 뽑아낸 여섯 상대만 보더라도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아스톤 빌라, 뉴캐슬 등 순위표 전방위적으로 골을 뽑아내고 있다. 경기 후 황희찬은 "내 골은 팀이 기록하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 잘 이해하고 열심히 뛰고 있다"며 "동료와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정말 큰 영광"이라고 웃었다.

황희찬의 선전과 함께 맨체스터 시티의 명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붙여준 '코리안 가이'란 별명도 덩달아 조명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은 울버햄프턴과 경기를 앞둔 사전 기자회견에서 상대 공격진을 얘기하면서 황희찬을 이름 대신 ‘코리안 가이’로 불렀다.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코리안 가이'로 대신 불렀지만 황희찬은 다음 날 맨시티를 상대로 결승 골을 넣으면서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경기 후 기자회견에선 황희찬의 이름을 정확하게 불렀다.

황희찬의 득점 퍼레이드는 울버햄튼 팬들에게도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2020년대 들어 울버햄튼의 시즌 최다 득점자는 6골에 불과했다. 울버햄튼의 전력이 매 시즌 잔류를 걱정할 정도로 불안정했기 때문에 많은 득점자를 배출하지 못 했다. 2020-21시즌 네투와 후벵 네베스를 시작으로 2021-22시즌 라울 히메네스, 지난 시즌 다니엘 포덴세, 네베스 등 모두 리그 6골이 가장 많은 팀 내 최다 득점이었다.

하지만 황희찬은 이번 시즌 불과 10라운드 만에 기록 경신을 앞두고 있다. 이제부터 황희찬이 기록하는 득점은 2020년 이후 울버햄튼 리그 골 기록을 경신해 나가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울버햄튼은 이날 황희찬의 활약으로 3승 3무 4패 승점 12점으로 EPL 20개팀 가운데 12위를 달렸다. 울버햄튼이 리그에서 기록한 총 13골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골은 황희찬이 기록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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