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 창단 첫 승! 아픈 허리 잡고 뛰고, 37세 주장 몸 던졌다 '감동'... 부진했던 이정현도 34점 대폭발, 3080명 고양 팬들 염원 통했다 '선두 현대모비스에 99-88 승' [고양 리뷰]

고양=이원희 기자 2023. 10. 2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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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고양=이원희 기자]
이정현이 3점슛을 터뜨리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 고양 소노의 이정현(오른쪽). /사진=KBL 제공
기뻐하는 고양 소노 팬들. /사진=KBL 제공
프로농구 고양 소노가 드디어 창단 첫 승을 거뒀다. 승리를 간절히 바라는 소노 선수들과 고양 팬들이 함께 만들어낸 감동의 드라마였다.

소노는 29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공동 선두를 달리던 '강팀' 울산 현대모비스를 만나 99-88로 승리하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신생 구단 소노는 개막 후 치른 3경기에서 전패를 당하는 힘든 출발을 알렸다. 지난 22일에 열린 홈 개막전 원주 DB 경기에서도 패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감격의 승리를 수확했다. 소노 아레나에 모인 3080명 고양 팬들도 승리의 함성을 보냈다.

이날 시즌 초반 부진했던 이정현이 제대로 부활을 알렸다. 앞서 이정현은 경기력이 흔들려 김승기 소노 감독으로부터 공개 질타를 받기도 했지만, 이번 경기에선 34점을 폭발시켰다. 3점슛도 7개 던져 7개를 성공시키는 정확도 높은 공격을 선보였다. 성공률 100%였다. 또 9어시스트까지 추가했다.

경기 전 김승기 감독은 "직전 경기를 마치고 이정현에게 전화 통화를 했다. 혼을 냈다. 그리고 편하게 마음을 먹고 다시 한 번 싸우자고 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이정현은 그 믿음에 보답했다.

이외에도 소노는 외국인선수 디욘테 데이비스가 23점, 조쉬 토랄바가 14점을 올려 승리에 힘을 보탰다. 에이스 전성현은 승부처일 때 중요한 외곽슛을 터뜨렸다. 총 12득점을 올렸다. '양궁 농구' 소노의 외곽슛이 17개나 터지면서 현대모비스를 무너뜨렸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시즌 성적 3승 1패가 됐다. 외국인 선수 게이지 프림이 21점 12리바운드로 활약했지만, 팀 패배는 막지 못했다.

김강선(오른쪽). /사진=KBL 제공
김진유 부상 투혼. /사진=KBL 제공
소노는 홈에서 창단 첫 승을 따내기 위해 초반부터 투지를 불태웠다. 허리가 좋지 않았던 가드 김진유는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아픈 허리를 붙잡으면서까지 리바운드에 싸움에 가담하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의욕이 앞선 나머지 부상이 심해졌다. 김진유는 경기 시작 2분 10초만에 들것에 실려나갔다. 소노엔 악재였다.

하지만 소노는 흔들리지 않았다. '불꽃슈터' 전성현의 3점슛에 이어 안정욱의 외곽슛까지 앞세워 기선을 제압했다. 9-10 역전을 당했을 때는 이정현이 과감하게 외곽슛을 던져 성공시켰다. 이정현은 이후에도 자신감 있는 공격을 선보였다. 덕분에 소노는 1쿼터를 23-19로 앞섰다.

현대모비스도 불리한 원정 분위기 속에서도 꾸준히 추격했다. 1쿼터에만 프림이 9점을 올렸다.

김승기 고양 소노 감독. /사진=KBL 제공
조동현 울산현대모비스 감독. /사진=KBL 제공
2쿼터가 되자 현대모비스는 빠르게 23-23 동점에 성공했다. 팽팽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소노는 계속해서 이정현이 공격을 이끌었다. 3점슛을 터뜨려 상대에게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37세 주장' 베테랑 김강선도 라인 밖으로 몸을 던져 상대가 잡은 공을 쳐내는 등 투혼의 수비를 펼쳤다. 이정현이 다시 한 번 3점슛을 터뜨려 스코어 29-24가 됐다.

현대모비스도 물러서지 않았다. 서명진이 부상을 당해 아웃되는 악재 속에서도 프림과 김국찬이 내외곽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3분 39초 김준일이 영리하게 상대 반칙을 얻어낸 뒤 자유투를 모두 집어넣어 35-35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소노는 조쉬 토랄바와 이정현이 득점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에선 김준일이 연속 득점을 올렸다. 전반 스코어 39-38이었다. 소노가 근소하게 앞섰다.

전반에만 이정현은 4개를 포함해 20점을 몰아쳤다. 외곽슛 4번 던져 모두 집어넣는 정확도 100%를 과시했다.

전성현. /사진=KBL 제공
공격을 시도하는 조쉬 토랄바(오른쪽). /사진=KBL 제공
3쿼터 역전과 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현대모비스가 빠르게 43-41 역전을 이뤄내 리드를 가져가나 했더니, 소노도 토랄바의 3점슛으로 44-43 재역전에 성공했다. 현대모비스 김국찬이 3점슛을 성공시킬 때는 곧바로 소노도 데이비스가 역전 외곽슛으로 맞불을 놓았다. 3쿼터 중반 4분여 동안 양 팀은 각각 역전에 5번씩이나 성공했다.

양보 없는 혈투 끝에 소노가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이정현의 3점슛이 시작이었다. 59-57로 앞선 소노는 잠잠했던 김강선이 중요한 3점슛을 기록해 63-59로 달아났다. 데이비스의 추가 3점슛에 스코어는 66-61. 하지만 소노에 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외국인선수 존스가 3쿼터 막판 공격자 반칙을 범해 5반칙 퇴장을 당했다. 그러나 소노의 데이비스가 3점슛을 뽑아내 70-65를 만들었다.

소노 아레나의 분위기는 점점 뜨거워졌다. 고양 팬들이 소노 선수들의 이름을 외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큰 소리로 "파이팅"을 보냈다.

게이지 프림. /사진=KBL 제공
고양 소노(하늘색 유니폼)와 울산 현대모비스 경기. /사진=KBL 제공
4쿼터 소노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현대모비스의 공세에 밀리며 72-73 역전을 내줬다. 하지만 에이스 전성현이 긴 침묵을 깨고 결정적인 3점슛을 터뜨렸다. 이어 이정현도 3점슛을 기록했다. 소노는 78-73 리드를 가져갔다. 고양 팬들의 함성도 더욱 커졌다.

다른 선수들도 엄청난 득점포로 대답했다. 쿼터 중반 이정현의 추가 3점슛에 81-73이 됐다. 소노의 저력에 현대모비스는 흔들렸다. 반칙이 많아졌고 실수가 잦아졌다. 소노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2분여를 남기고 토랄바가 3점슛을 기록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종료 직전에는 데이비스가 호쾌한 덩크슛을 꽂아넣었다.

역사적인 승리에 고양 팬들은 코트 안으로 들어와 선수들과 기쁨을 함께 나눴다. 팬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주장 김강선은 "감사하다. 앞으로 더 이길 수 하겠다"고 약속했다.

경기 후 김승기 감독은 "이정현이 살아났다. 그 부분이 살아난 게 긍정적으로 본다. 계속 얘기했지만, 우리는 미래가 밝은 팀"이라며 "이정현이 이번 경기에서 집중력을 가지고 더 했다. 욕심히 생겼다. 앞서 3경기에선 반대로 농구를 했다. 할 때는 안 하고 안 할 때는 했다. 오늘도 그런 부분이 있었지만, 잘해줬다. 자신이 주도하며 투맨 게임을 펼쳤다. 100% 이상 해줬다"고 칭찬했다.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이정현. /사진=KBL 제공

고양=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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