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미안” 이선균 마약 여부 침묵 일관…국과수 결과 주목 (종합][DA:스퀘어]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2023. 10. 2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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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된 배우 이선균이 사건 발생 후 처음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28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이선균을 소환해 1시간 10분가량 조사했다.

이선균은 조사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심경을 밝히며 여러 차례 고개를 숙였으나,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이선균은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많은 분께 큰 실망감을 안긴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 진실한 자세로 성실하게 수사에 임하겠다”며 “이 순간 너무 힘든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가족에게 미안하다. 다시 한번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다만, “혐의를 인정하냐. 어떤 부분을 소명하겠냐”는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말한 뒤 경찰 조사에 임했다.

사진|뉴시스
이날 경찰 조사에서는 간이 검사(시약 검사)도 진행됐다. 이선균 소변 채취로 이뤄진 간이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 경찰은 간이 검사의 낮은 정확도를 고려해 이선균 모발과 소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약칭 국과수)에 보내 정밀 감정을 의뢰한다.

일반적으로 간이 검사는 5∼10일 안에 마약을 했을 경우 반응이 나오지만, 그 이전에 투약한 경우 명확한 감정이 어렵다고 전해진다. 경찰은 “정밀 검사 결과가 나오려면 1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마약 투약 여부와 종류·횟수 등을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균은 이번 경찰 조사에서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균은 경찰의 휴대전화 압수와 관련해 임의제출이라는 표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선균은 경찰 조사 뒤 취재진과 만나 “오늘 휴대전화 임의 제출했고, 다음 정식 조사 때 필요한 요청사항들에 응했다”며 “조만간 조사에 불러준다고 하니 성실히 답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혐의 인정 등 여러 추가 질문에는 여전히 답하지 않았다. 이후 이선균 변호인은 매체를 통해 마약 관련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는 일부 내용에 유감을 표했다. 이선균 변호인은 29일 OSEN에 “이선균이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하던데 사실이 아니다. 진술을 거부할 의사도 없다”며 “수사 일정을 외부에 말하기 그렇지만, ‘조만간 정식 조사가 있을 것’이라고 전달받았다. 심문과 관련해 정확한 일정이 정해지면 출석해서 잘 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다소 모호한 말이다. 마약 관련해 질의가 없었다는 것인지, 애초 할 말조차 없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마약 관련 조사는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는다. 국과수 정밀 검사에 따라 경찰 수사 방향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음성이라면 수사에 문제점이, 양성이라면 이선균에 대한 마약류 관련 혐의는 분명해진다. 그리고 추가 조사는 국과수 결과에 따라 그 깊이가 달라진다.

여기서 문제는 애초 이 사태의 시발점이 마약과 관련해 이선균은 침묵한다는 것이다. 이선균은 마약을 ‘했다’, ‘안 했다’ 이 간단한 긍정과 부정 그 어떤 것에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당사자가 쟁점이 되는 문제에 대해서만 말을 하지 않으니 의혹은 증폭된다. 사실상 의혹을 키우는 쪽은 경찰보다 이선균 쪽이다. 명확하게 답을 내놓지 않고 며칠 째 같은 말을 되풀이하니 의심은 커질 수밖에.

이선균과 반대로 같은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마약 투약은 사실이 아니라고. 경찰은 지드래곤 소환 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지드래곤 입장대로 그가 마약에서 자유로운 상태인지, 아니면 허언의 입장을 내놓았는지는 경찰 조사와 국과수 검사 따라 판가름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한편 이번 사건은 경찰이 앞서 서울 강남의 이른바 ‘멤버십(회원제) 룸살롱’에서 마약이 유통된다는 첩보를 확인하던 중 이선균과 지드래곤의 관련 혐의를 포착하면서부터다. 해당 업소는 고소득층 등 시쳇말로 ‘1%’로 불리는 곳이다. 회원제로 운영되며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유흥을 즐기는 곳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과 마약 혐의로 이선균과 지드래곤을 각각 입건하고 실장 A(29) 씨는 향정 혐의로 구속했다. A 씨는 이선균을 협박해 3억 5000만 원을 갈취한 혐의도 받는다.

이밖에 의사와 유흥업소 종업원도 각각 마약공급과 투약 혐의로 입건하고, 재벌가 3세·작곡가·가수지망생 등 5명을 내사 중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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