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 9차례 준우승 징크스 털어낸 박현경 “오늘 이소영과 연장전은 끝까지 물고늘어지자고 생각했다”

김경호 기자 2023. 10. 2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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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경이 29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GC에서 열린 KLPGA 투어 SK 네트웍스 서울경제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일 두번째 연장전에서 승리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KLPGA 제공



“2년반 동안 9번 준우승 하면서 다시 기회를 못 잡는 바보인가 자책도 많이 했어요.”

‘만년 준우승’ 징크스를 털어낸 박현경(23)이 울음을 터뜨렸다. 연장전 승리 직후에도 표정을 잘 관리하던 박현경은 동료들의 축하 인사에 눈시울을 붉히기 시작했고, 즉석 인터뷰 때는 오랜만의 우승 감회를 말하며 울먹이다 결국 눈물을 쏟아냈다.

박현경은 29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GC(파72·6748야드)에서 열린 SK네트웍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8언더파 280타를 기록, 이소영과 공동선두로 마친 뒤 이어진 두 번째 연장에서 승리했다.

2021년 KLPGA 챔피언십(5월)에서 대회 2연패와 통산 3승을 거둔 박현경은 그해 준우승 3번, 올해 준우승 3번을 포함해 총 9차례나 우승 문턱에서 물러나는 징크스에 시달렸다. 코로나19 무관중 대회 시절에 3승을 올렸지만 갤러리 앞에서는 우승하지 못하면서 소심하다는 오명까지 들었으나 2년 5개월여, 910일 만에 마침내 우승했다.

하지만 이날 박현경은 달랐다. 4명 공동선두로 출발한 박현경은 14번홀(파3)에서 나란히 버디를 낚은 이소영과 2명 공동선두로 올라선 뒤 16번홀(파5)에서 먼저 3m 버디를 낚고 기선을 잡았다. 이어 이소영이 17번홀(파3)이 버디를 잡고 연장승부를 벌였다.

18번홀(파4)에서 열린 첫 연장에서 이소영의 2m 버디퍼트 실패로 기사회생한 박현경은 두 번째 연장에서 세컨샷을 그린에 올려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반면 이소영은 티샷을 오른쪽 벙커에 보낸 뒤 약 100m 거리의 두번째 샷을 그린 앞 물에 빠뜨리면서 승부가 갈렸다. 이소영이 더블보기로 마친 뒤 박현경은 투 퍼트로 파를 기록하고 주먹을 불끈 쥐며 환하게 웃었다.

우승상금 1억 4400만원으로 시즌 상금 5위(8억 3867만원)로 3계단 올라서고 대상 경쟁에서도 4위로 2계단 뛴 박현경은 공식 인터뷰에서 “그간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나만 알 수 있을 것 같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며 “나를 의심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 특히 준우승으로 물러날 때가 그랬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소영은 지난해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8월) 연장전에서 맞붙어 패배한 상대였기에 더욱 의식했다. 박현경은 “지난해엔 연장까지 간 것도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고 나서 정말 많이 후회했다. 아버지가 오늘도 이만하면 잘 했다고 하셨는데, 이번엔 끝까지 물고 늘어지자는 마음이었다”며 “그간 캐디로 마음고생을 한 아버지께 고맙다”고 밝혔다.

1년 2개월 만의 통산 7승에 도전한 이소영은 첫 홀수해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이소영은 데뷔 첫 해인 2016년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 우승 이후 2018년 3승, 2020년과 2022년 각 1승으로 짝수해에만 우승컵을 들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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