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시정연설서 尹·李 대화 물꼬 트나
사전환담때 이재명 면담 '촉각'
野는 "대국민 사과부터 하라"
여야 신사협정 이후 첫 시험대
보이콧·고성·피켓 없을지 주목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31일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할 때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만남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정연설에 앞서 사전환담을 진행할 때 자연스럽게 윤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한자리에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민생 여야 대표 회동'을 제안한 김기현 대표에게 윤 대통령도 함께 만나자며 '여·야·정 3자 회담'을 역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사실상 거부 입장을 내놓았다. 이번 사전환담은 5부 요인과 함께 만나는 자리여서 공식 회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 대표 측은 사전환담 참석 여부에 대해 '아직은 미정'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29일 "영수회담도 아니고 여럿이 만나 잠시 티타임을 갖고 인사하는 개념에 불과하다"며 "참석 여부는 이 대표의 마음에 달렸지만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이 대표가 사전환담에 참여하지 않을 분위기라고 말했다. 여·야·정 3자 회동을 이번 사전환담이 대체하게 된다면 회동에 관한 실효성이 그만큼 떨어지고 민주당 주도권도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해 시정연설 직전 사전환담 때도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민주당이 대통령 시정연설을 보이콧하면서 소속 의원 전원이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영수회담을 꾸준히 제안해온 이 대표가 진정성이 있다면 이번에는 환담에 참석해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을 향해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며 압박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시정연설에서) 경제 실패, 민생 파탄에 대해 국민 앞에 진솔한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내년 정부예산은 경제위기 극복 방안도 없는 '경제 포기' 예산, 정부의 경제 실패를 국민에게 전가하는 '국민 포기' 예산, 청년·여성·노인·자영업자·중소기업을 방치하는 '국민 방치' 예산"이라며 "낡은 이념에 경도된 경제 기조를 전면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국회의 예산 심사권과 법안 심사의 자율성을 존중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도 당부했다. 그는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대통령실 개입 최소화 △여야 합의 존중 △법적 일정 존중이라는 3가지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 대표에게 사전환담을 권유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손바닥도 마주쳐야 한다"면서 "대통령의 태도 변화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시정연설에서 여야가 맺은 '신사협정'이 제대로 지켜질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 대통령 시정연설 현장은 야당이 피켓이나 현수막 등을 부착해 공세를 펼치는 무대로 활용돼왔기 때문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국회 회의장에서 피켓 부착과 상대 당을 향한 고성·야유 등을 하지 않기로 신사협정을 체결했다. 그 첫 시험대가 이번 시정연설이 될 전망이다.
다만 여야 간 강대강 대치가 예상되는 11월 국회에서 신사협정이 그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11월 국회에서 다수당 지위를 활용해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이를 저지하겠다는 상황이다.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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