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손잡지만 할 말 한다"… 실리주의 돋보여

2023. 10. 2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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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우시바이오 등 기업유치
中과 경제협력 강화하면서도
의존도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

중국 문제에 관해 유럽연합(EU) 국가 사이에서도 온도 차가 심하다. 중국의 경제 보복을 겪은 나라는 강경 대응을 주장하지만 반대하는 국가도 있다. 자유로운 무역을 지향하는 아일랜드는 특히나 중국과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쪽이다.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는 중국과 디커플링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아일랜드는 규칙 기반의 세계 무역 시스템을 지지한다"며 "하지만 특정 국가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일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EU 국가와 공조할 분야를 찾아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도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 6월 EU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계속 협력하기는 하지만, 불확실성과 경쟁 시기에 더욱 완벽하게 대비하고 경제 회복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며 "이게 소위 '디리스킹(derisking)'이다. 이는 우리 경제를 중국 경제와 분리하려는 게 아님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버라드커 총리는 "디리스킹이란 우리의 가치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경제적이고 체계적인 회복력을 갖춰나가는 것"이라며 "경제·외교·문화 관계에서 중국과 등을 돌리려는 게 아니다"고 밝혔다.

대중국 관계에서 실리주의 노선을 택한 아일랜드는 2021년 틱톡을 유치해 일자리 4000개를 만들어냈고, 중국 최대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의 생산 기지도 조성했다.

한편 이러한 경제협력에도 아일랜드가 자국 및 역내 안보를 위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압박이 상당하다. 아일랜드는 다른 나라와 군사적으로 동맹 관계를 맺지 않는 '군사적 중립국'이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한국·일본·호주 등이 나토와 더욱 긴밀해지는 가운데 나토 내 역할론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버라드커 총리는 "아일랜드가 군사적 중립국이란 건 우리가 다른 나라와 군사 동맹을 맺지 않는다는 의미이지, 정치적으로 중립이라는 말이 아니다"며 "이 원칙은 오랫동안 아일랜드의 독립적인 외교 정책에서 중요한 기둥이었고, 이를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버라드커 총리는 "이런 맥락에서 아일랜드는 나토 가입 계획은 없지만 현재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 작업 중"이라며 "한국도 올해 초 비슷한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일랜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나토와 파트너십을 맺어 군의 상호 운용을 비롯한 기존 협력 분야는 물론이고 사이버 및 해양 안보에서도 협력을 모색하려고 한다"며 "한국을 포함해 의견이 유사한 다른 나라와 함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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