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사실상 가자 전면전…네타냐후 "길고 어려운 전쟁될것"

진영태 기자(zin@mk.co.kr) 2023. 10. 2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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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탓에 대규모 작전 못해
인치·미터씩 전진하는 방식
500㎞ 달하는 2천개 터널 공략
개전 후 가자지구에 최대 폭격
한때 문자·SNS 등 통신 두절
이란 "이, 레드라인 넘었다"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북부 지역 모습. 이스라엘방위군(IDF)과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팔레스타인인 8000명과 이스라엘인 1300명이 사망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규모 지상 공격을 가하면서 이미 북부 일부 지역을 장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라엘군은 지상 장악과 함께 하마스의 지하 군사 시설을 파괴하는 이중전을 전개할 방침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500㎞에 달하는 터널에서의 매복을 경계하기 위해 미터, 인치 단위의 진격을 예상한다. 이란은 이례적으로 대규모 군사훈련 사진을 공개하며 하마스에 대한 지원과 대리 군사 세력인 헤즈볼라 등을 통한 확전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28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길의 출발선에 있을 뿐"이라며 "이것이 우리의 2차 독립 전쟁이다. 우리는 육지와 해상, 공중에서 싸울 것이고, 지상과 지하의 적을 제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전면전' 또는 '침공'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군이 투입된 지상전이다. 이스라엘은 이날 가자지구에 통신이 두절된 상태에서 지난 7일 전쟁이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의 폭격을 이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을 밝힌 점을 사실상 전면 지상전을 예고한 것으로 평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 일부 지역에 탱크와 보병으로 지상 방어선을 구축하며 지역을 장악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최근 지상전 규모를 확대하면서 가자지구 북쪽 베이트하눈 인근을 공략하며 점점 중심지로 지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하마스 대원 대다수가 포진된 이스라엘 국경 일대를 장악하면서 핵심 지역인 가자시티를 포위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의 언급처럼 단시일 내에 하마스를 제거하고 전쟁을 끝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마스가 220명에 달하는 인질을 잡고 있고 지하 군사 시설과 터널(땅굴)을 통한 매복을 경계해야 함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서서히 지역을 장악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내 터널이 2000곳을 넘고, 이 중 수백 곳에 무장 대원이 매복한 것으로 추정돼 지상과 지하 작전을 병행 중이다.

이스라엘군은 본격적인 지상작전을 통해 28일 하루 동안 450개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등 공격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현지 매체인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주로 하마스 사령부와 관측소, 대전차 유도미사일 발사대 등 목표물 450여 곳이 표적이었다"고 공격 배경을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어 "지상군이 하마스 테러 조직과 미사일 공격을 준비하는 분대를 공격했으며, 항공기들이 이 지역에 속한 하마스의 다른 목표물을 겨누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앞으로 지상작전을 더욱 강화하고 병력 투입 규모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정보국장을 지낸 아모스 야들린은 "이는 전격전이 아닌 저강도 분쟁"이라며 "인치, 미터 단위로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29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가자지구 민간인은 와디 가자 남쪽 안전지대로 일시 대피하라. 그곳에서 물과 음식, 의약품을 받을 수 있다"고 민간인의 대피를 유도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잡힌 인질 구출과 제3국 등을 통한 협상도 병행하고 있다. 하마스는 최근 인질 200여 명과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 죄수 6000여 명 전원을 교환하는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지상전 선언에 확전을 경고했다. 이란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 정권의 범죄가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이것이 모두를 행동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지난 26일부터 이스라엘의 지상 작전과 미사일 공격의 강도가 높아지자 이례적으로 자국 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는 사실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이란 육군은 중부 이스파한에서 전투 능력을 평가하고 새로운 무기를 실험하기 위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27일에 시작했다고 28일 밝혔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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