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수천명 더 죽을 수도" 여론은 이·美에 불리
지상전 조짐에 유가도 급등
가자지구 지상전을 둘러싸고 전운이 짙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사회의 반발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중동 국가와 유엔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우방국에서도 참가자가 10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상전 못지않게 여론전에서의 승리를 기대하는 미국과 이스라엘에는 불리해지는 분위기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은 중동 지역 전체에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미국에 수차례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지난 주말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만난 미국 상원의원 10명 중 한 명인 리처드 블루먼솔 의원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사우디는 중동에서 이란과 패권을 다투는 맹주국으로, 전통적으로 미국의 우방을 자처해왔다.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 중재하에 이스라엘과의 관계 개선도 추진해왔다. 다만 이 같은 경고를 무릅쓰고 지상전이 전면 개시되면 미국과 이스라엘로선 중동 내 여론전에서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유엔에서의 움직임도 미국과 이스라엘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날 유엔총회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채택됐다. 유엔 회원국들은 이날 열린 긴급 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찬성 120표, 반대 14표, 기권 45표로 가결했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 고등판무관도 이날 하마스 보건당국 자료를 인용해 "토요일 가자지구를 향한 집중 공습으로 이미 최소 8000명이 사망했다"며 "가자지구 지상 작전으로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더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의 반격 수위가 높아지자 세계 각국에선 대규모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우방국들로 분류되는 서방국가도 예외는 아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8일 영국 런던에서는 시위대 10만명이 런던 중심부인 웨스트민스터에 집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유럽과 미국, 중동, 아시아 내 주요 도시에서 수십만 명의 시위대가 모여 이 같은 시위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지상전이 격화될 조짐이 보이자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도 급등했다. 지난 27일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 대비 2.8% 급등한 배럴당 85.54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2.9% 올라 배럴당 90.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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