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에 "레드라인 넘었다" 경고…확전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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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군사력 순위 17위인 이란이 이스라엘에 '선을 넘었다'고 경고하면서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중동 패권을 두고 긴 역사를 두고 싸워왔는데,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관계정상화에 나서면서 이란의 힘이 약해질 것을 우려해 하마스를 움직였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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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인기 없어 참전 못해…강경파 달래는 말 뿐"이란 의견도
(서울=뉴스1) 권영미 김민수 기자 = 세계 군사력 순위 17위인 이란이 이스라엘에 '선을 넘었다'고 경고하면서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며칠간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맹폭해 연일 사망자가 급증하자 급기야 중동의 두 맹주 중 하나인 이란이 나서며 확전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시오니스트 정권의 범죄가 레드 라인을 넘어섰고, 모두가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요청하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광범위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저항의 축에 메시지를 보냈지만 전장에서 분명한 응답을 받았다"며 미국의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을 꼬집었다.
이란의 참전 경고는 이에 앞서서도 있었다. 앞서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27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명백한 지지를 계속한다면 미국에 대항해 새로운 전선이 형성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하마스의 이번 이스라엘 기습 공격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중동 패권을 두고 긴 역사를 두고 싸워왔는데,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관계정상화에 나서면서 이란의 힘이 약해질 것을 우려해 하마스를 움직였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란은 하마스나 헤즈볼라같은 무장 정파들이 자국의 명령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 28일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 지역에 있는 무장 정파들이 "독립적"이며 "이란으로부터 어떠한 명령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2023년 세계 군사력 순위에 따르면 이란은 17위로 튀르키예를 제외하고 이슬람 국가 중 가장 강하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18위로 바로 뒤인 데다가 군사력 1위인 미국의 뒷배까지 있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29일 뉴스 분석 인터넷 매체인 '더 컨버세이션'에 따르면 국내 정치 상황 때문이라도 이란의 전면 개입은 쉽지 않다. 이스라엘의 군사적 보복이 두려워서 뿐만 아니라, 자국민 사이에서 점점 인기를 잃어가고 있는 정권까지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란 대중은 이스라엘과 싸우는 이란 정권의 이데올로기적 열정에 환멸을 느끼고 있으며, 이를 부패, 경제적 문제, 정부의 능력 부족을 은폐하려는 계략으로 보고 있다는 게 더 컨버세이션 주장이다. 히잡 착용 거부로 마흐나 아미니가 사망한 후 몇개월간 이란을 뒤흔든 시위가 현 정권이 이란 국민에게 얼마나 인기가 없는지 잘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더 컨버세이션은 "이란 지도부는 한계선을 넘고 이스라엘(또는 미국)과 공개적으로 대결하는 것이 정권에 실존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것이 바로 이념상으로는 (자국내 강경파를 달래기 위해) 과시적이지만 지속적으로 전쟁 직전에 물러나고 생존을 위태롭게 하지 않는 대리 세력을 통한 저강도 전투를 선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컨버세이션은 그 사례로 2020년 1월 미국이 유명한 전쟁 영웅 카셈 솔레이마니를 암살한 후, 이란 당국이 "가혹한 보복"을 약속했지만 대응은 고작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이라크 비행장 2곳에 대한 사전 경고 공격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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