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금메달리스트' 탄생? KBO 유일의 호주 유학 택한 KIA, 무한경쟁 승자는?[SC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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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강 진출에 실패한 KIA 타이거즈.
아쉬운 발걸음 속에서도 2년차 좌완 투수 최지민(20)의 발걸음은 찬란하게 빛났다.
2022시즌 개막 엔트리 합류 후 1주일 만에 말소 통보를 받은 최지민은 KIA가 개설한 '함평 투수 아카데미'를 통해 집중 교육을 받았다.
2022시즌을 마친 최지민은 김석환 김규성과 함께 호주 프로야구(ABL) 질롱코리아에서 비시즌 일정 상당 부분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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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5강 진출에 실패한 KIA 타이거즈.
아쉬운 발걸음 속에서도 2년차 좌완 투수 최지민(20)의 발걸음은 찬란하게 빛났다. 데뷔 2년 만에 풀타임 1군 불펜 역할을 소화했고,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태극마크라는 영광과 함께 '금메달리스트'라는 영예로운 수식어까지 달았다.
이런 최지민의 빠른 정착엔 숨은 노력들이 적지 않았다. 2022시즌 개막 엔트리 합류 후 1주일 만에 말소 통보를 받은 최지민은 KIA가 개설한 '함평 투수 아카데미'를 통해 집중 교육을 받았다. 빠른 직구와 공격적인 피칭 스타일이라는 최지민의 장점을 살리면서 약점으로 지적돼 온 제구 난조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 기량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심리적 측면까지 고려한 육성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단순히 교육에만 그쳐선 효과를 보긴 어렵다. KIA가 택한 두 번째 길은 실전 경기력 향상이었다. 2022시즌을 마친 최지민은 김석환 김규성과 함께 호주 프로야구(ABL) 질롱코리아에서 비시즌 일정 상당 부분을 소화했다. 호주 국내 선수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에서 활약한 호주 프로야구, 평소 쉽게 상대하기 어려운 외국인 선수와의 실전 맞대결은 효과 만점의 성과를 만들었다. 올 시즌 최지민은 안정적인 투구로 KIA 필승 불펜 역할 뿐만 아니라 승부처에서의 위기를 지우는 소방수 역할까지 소화했다. 그 성과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 뿐만 아니라 필승조 활용, 금메달이라는 성과로 여실히 드러났다.
KIA는 올해도 '비시즌 호주 유학'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질롱코리아 해체로 ABL에서의 선수 육성이 어려워졌으나, 수 개월 공들여 캔버라 캐벌리와의 협력 시스템을 구축했다. 단순히 선수 파견에 그치지 않고 소화 경기수 및 이닝수-타석까지 KIA가 원하는 방향으로 설정하고, 캔버라가 실행하는 식. 지난 9월 KIA 심재학 단장이 캔버라 구단주를 직접 만나 선수 파견에 합의했다. 이들은 내달 17일 ABL 개막전부터 투입돼 2024 스프링캠프 직전인 내년 1월 21일까지 총 40경기를 소화한다.
올 시즌 '호주 유학생'은 김기훈 김현수 홍원빈 박민 곽도규까지 5명. 이들 중 김기훈 곽도규 김현수는 작년부터 함평 아카데미를 거치면서 발전 가능성을 어느 정도 드러냈고, 1군에서도 심심찮게 기회를 부여 받았다. 여전히 보완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부족한 1군 경험 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교육을 거치면서 상승한 기량을 실전에서 실험하는 데 의미가 있다. 박민과 홍원빈 역시 KIA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육성 중인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실제 활약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하다.
이들이 호주에서 얻는 성과물은 향후 미래 육성 방향과 1군 활용에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지민이 1년차를 마치고 2년차를 시작하면서 걸었던 길과 같다는 점에서 비슷한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란 기대감도 꽤 크다.
동등한 기회 속에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 프로의 세계. '호주 유학'은 해당 선수에게 보너스와 같은 선물이다. 더불어 유학을 마친 순간부터는 생과 사가 갈리는 무한경쟁 잣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뜻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제2의 최지민'이 되고자 하는 유학생들의 활약은 그래서 더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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