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사상태 영화계 덮친 스타들의 '마약 스캔들'
촬영 끝내고도 개봉 못한
영화 4편·드라마 1편
제작비 총 870억 날릴판
아직은 혐의일 뿐이지만, 한순간 선택한 약물이 한국 영화계를 집어삼킬 기세다. 배우 이선균·유아인의 연이은 마약 투약 혐의로 이미 촬영을 끝마친 한국 영화 4편과 드라마 1편이 아예 공개되지 못할 운명에 처해서다. 이들 작품 5편을 제작하기 위해 투입된 비용이 870억원에 달해 당분간 한국 영화계 제작·배급사는 '약물 쇼크'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27일 영화계에 따르면 이선균 주연의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제작비는 180억원이며 역시 그가 주연인 영화 '행복의 나라'(가제)는 9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 마약 투약 혐의가 불거지면서 논란이 됐던 배우 유아인의 경우 영화 '승부'에 100억원, 영화 '하이파이브'에 200억원이 들어갔다. 여기에 넷플릭스에 공개될 예정이던 유아인 주연 12부작 시리즈 '종말의 바보' 제작비는 300억원이다. 두 배우가 처한 논란으로 개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작품들의 제작비를 합산하면 870억원이다.
이와 함께 아직 기획 단계였지만 차기작 제작이 유력시됐던 이선균 주연, 김지운 감독의 애플TV+ '닥터 브레인 2'도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이에 앞서 드라마 '노 웨이 아웃'의 경우 이선균이 먼저 하차 의사를 밝혔다.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들 작품이 개봉하지 못하면 피해는 그대로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에게 돌아간다. 현재 최대 피해자는 배우 김희원이다.
김희원은 이선균과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유아인과는 '하이파이브'에 함께 캐스팅돼 이미 촬영을 마쳤지만 애써 찍은 작품이 빛을 발하지 못하게 됐다.
'탈출'은 올해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진출작으로, 김희원은 이선균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은 바 있다. 차량 연쇄추돌 사건으로 116명이 고립된 공항대교에서 군견들이 풀려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김희원은 군견 프로그램을 총괄한 양 박사로, 이선균은 대교에 갇힌 딸과 함께 시민들을 구하는 안보실 행정관 정원으로 출연해 호흡을 맞췄다.
이선균 주연 영화 '행복의 나라'는 현대사를 흔든 사건 속에 휘말린 한 군인과 그를 살리는 변호사를 다룬 작품이다.
배우 조정석·유재명과 함께 주연으로 나선 영화로 이선균은 핵심 인물인 강직한 군인 박태주를, 조정석은 생계형 변호사로 박태주를 변호하는 정인후 역할을 맡았다. 1232만명 관객을 동원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추창민 감독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특히 함께 출연한 배우 유재명은 또 다른 영화 '소방관'에도 출연했는데, 주연 곽도원의 음주운전 사건으로 개봉이 연기된 상태다.
논란이 된 배우가 주연인 작품은 개봉을 강행하더라도 정작 관객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상영관을 대거 선점하기도 어렵고, VOD 서비스 등 2차 판권시장에서도 환영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서다.
영화배급사 관계자 A씨는 "올해 영화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가면서 영화관 관객 수에선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VOD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2차 판권 시장에서 어느 정도 메워졌는데, 이번 논란이 되는 배우들의 작품은 두 유통시장에서 차례대로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게 사실"이라며 설명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와 넥플릭스가 제작한 이병헌·유아인 주연의 영화 '승부'는 2020년 말부터 2021년 4월까지 촬영이 진행돼 이미 편집본이 나와 있다고 전해진다.
실존 인물인 세기의 바둑기사 조훈현·이창호의 맞대결을 다룬 점에서 상당한 관심을 얻고 있었고, 코로나로 인해 개봉 시기를 조율하던 중에 배우의 마약 사건이 터지면서 현재 작품은 캐비넷 신세다. 추후 개봉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해당 배우가 연기한 작중 인물이 허구가 아닌 실존 인물이란 점에서 '실화를 작품화한 영화의 개봉이 온당한가'라는 논란이 불가피하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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