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유연한 조직문화의 힘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처한 환경은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변동의 폭이 클 뿐 아니라 변화의 과정도 복잡하다. 심지어 방향도 모호하며 결과 예측도 어렵다. 이런 시대에 적응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내는 것, 모든 리더들의 고민일 것이다.
필자는 그 답이 '유연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원동력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 높은 인재다. 이들이 일과 삶에서 균형을 이루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유연한 환경을 만든다면 더 나은 성과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필자의 회사는 코로나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지속하고 있다. 유연근무제도는 직원들의 창의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인재 유치 측면에서도 이점으로 작용한다.
업무 형태의 유연성에 더해, 유연한 기업문화도 변화 속에서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열쇠다. 그래서 많은 회사들이 유연한 기업문화를 만들고자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필자의 회사도 최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대담한 시도를 하도록 장려하고, 자신이 속한 부서 또는 업무 영역을 넘어서 서로의 배움을 나눌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고, 더욱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Speak-up)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때로는 우리가 목표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 우리는 그 '대담한 시도' 자체를 높이 사고 실패에서 얻은 배움을 전사적으로 나눌 수 있다면 이는 미래의 새로운 성취로 이어질 수 있으니 실패 자체로도 훌륭하다.
이런 유연함은 I&D(Inclusion & Diversity·포용과 다양성)에서 나온다. 누군가가 나와 다른 생각과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배척하지 않고, 서로 존중하고 상대방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면 환자들을 위한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드는 데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필자의 회사는 글로벌 조직이다 보니 다양한 국적의 전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일한다. 모든 사람들이 나이, 인종, 성별, 장애 등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고 본연의 자신으로 일할 때 환자를 위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다양성'을 중요한 기업가치 중 하나로 여긴다. 실제 여성이나 소수인종, 장애를 가진 직원들의 네트워크를 장려하고, 흑인이나 LGBTQ+ 등 소외되고 차별받는 그룹의 인력 개발을 지원하는 등 전 세계 직원들이 동등하게 고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포용과 다양성'은 유연함을 만들고, 이 유연함이 새로운 혁신을 '함께' 만들 수(co-creation) 있도록 해준다.
마지막으로, 변화에 대처하고 적응해 나가는 기업의 리더로서 지치지 않고 에너지를 유지하기 위한 유연함도 필요하다. 필자는 이 유연함을 '등산'에서 찾는다. 나에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는 시간, 산을 오르며 에너지를 충전한다. 산도 계절에 따라, 높이에 따라 색깔도 온도도 시시각각 변하는데, 여유를 갖고 천천히 올라가다 보면 여기서 얻는 즐거움이 제법 다양하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지금과 같은 급격한 변화에도 유연성을 갖고 헤쳐 나간다면 어느새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이혜영 한국BMS제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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