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역수출 신화' WS 역사에 이름 새긴 켈리…35세에 'KKKKKKKKK+무사사구' ML 역대 2위

박승환 기자 2023. 10. 2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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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게티이미지코리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KBO 역수출 신화'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포스트시즌에서 그야말로 폭주하고 있다. 22년 만에 팀을 월드시리즈(WS) 무대에 올려놓은데 이어 시리즈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해냈다. 이 과정에서 기록까지 달성했다.

켈리는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텍사스 레인저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수 89구,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9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했다.

과거 SK 와이번스(現 SSG 랜더스)에서 뛰었던 켈리에게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KBO리그 역수출 신화'. KBO리그에 입성하기 전까지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던 켈리는 4시즌 동안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남긴 뒤 애리조나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으며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역수출 신화가 시작됐다.

켈리는 데뷔 첫 시즌 무려 13승을 쓸어 담으면서 연착륙에 성공했고, 이듬해 코로나19로 인해 단축시즌이 열렸을 때에도 3승 2패 평균자책점 2.59로 좋은 모습을 이어갔다. 켈리는 2021년 7승 11패 평균자책점 4.44로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냈으나, 이듬해 13승 8패 평균자책점 3.37로 부활했고, 올해도 12승 8패 평균자책점 3.29의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애리조나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정규시즌에서도 잭 갈렌과 함께 애리조나의 원·투 펀치를 담당했던 켈리는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무대에서 유독 강한 모습. 켈리는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이후 단 한 번도 LA 다저스를 상대로 승리를 쌓지 못하는 등 산을 넘지 못하는 모습이었는데, 지난 8일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에서 6⅓이닝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승리 투수가 되는 기쁨을 만끽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켈리는 포스트시즌 내내 엄청난 화력을 뽐내던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 맞붙게 됐고, 첫 등판에서 5⅔이닝 4실점(4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 24일, 2승 3패로 수세에 몰린 가운데 다시 한번 마운드에 올랐고, 5이닝을 단 1실점(1자책)으로 막아내며 위기에 빠진 애리조나를 구해냈고,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그리고 좋은 흐름은 계속됐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게티이미지코리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게티이미지코리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게티이미지코리아

이날 켈리의 투구는 압권이었다. 켈리는 1회 마커스 세미엔과 에반 카터를 상대로 각각 삼진을 솎아내는 등 삼자범퇴 스타트를 끊더니, 2회에도 군더더기 없는 투구를 뽐냈다. 그리고 3회 네이트 로우와 레오디 타베라스에게 2개의 삼진을 더하면서 3이닝 동안 4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퍼펙트' 투구를 선보였다. 그리고 4회 첫 피안타를 허용했지만, 이렇다 할 위기 없이 텍사스 타선을 묶어냈다.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5회였다. 켈리는 선두타자 미치 가버에게 던진 3구째 싱커를 공략당했고,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맞으면서 첫 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실점 위기에 몰리지 않고 텍사스 타선을 봉쇄하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가장 압권의 이닝은 6회였다. 켈리는 세미엔-시거-카터로 이어지는 타선을 상대로 포심-커터-커브를 '위닝샷'으로 던져 세 타자 연속 삼진을 뽑아내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켈리는 여유 있는 투구수와 타선의 도움 속에 7회에도 모습을 드러냈고, 아돌리스 가르시아를 삼진 처리한 뒤 가버를 3루수 땅볼, 요나 하임에게도 삼진을 뽑아내면서 7이닝 무사사구 9탈삼진 경기를 선보였다. 탄탄한 투구로 승리 기반을 마련한 켈리의 투구를 바탕으로 애리조나는 경기 후반 타선이 더 폭발하면서 텍사르를 9-1로 격파, 시리즈의 균형을 원점으로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게티이미지코리아

이날 7이닝 무사사구 9탈삼진 경기로 켈리는 여러 기록을 만들어냈다. 미국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볼넷 없이 9개 탈삼진을 기록한 것은 메이저리그 역대 공동 5위에 해당하는 기록. 켈리 위로는 1949년 돈 뉴컴(11K)과 2017년 클레이튼 커쇼(11K), 1903년 디콘 필립(10K), 2009년 클리프 리(10K)가 있다.

그리고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무사사구 9탈삼진을 35세 이상의 나이에 달성한 것은 2000년 뉴욕 양키스의 로저 클레멘스(당시 38세)에 이어 최고령 2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연결됐고, 사사구를 제외한 탈삼진 갯수만 놓고 본다면 2001년 랜디 존슨(2차전 11K)과 커트 실링(4, 7차전 9K)에 이어 애리조나 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한편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2차전까지 진행된 월드시리즈는 오는 31일부터 애리조나의 홈구장인 체이스필드에서 진행되며, 텍사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경우 구단 역대 최초, 애리조나는 2001년 이후 22년 만의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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